▲ ⓒ김종래 디자이너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오히려 우승 경쟁보다 4위권 싸움이 더 박빙이었다. 이미 선두 첼시, 2위 토트넘 핫스퍼는 순위가 정해졌지만 3위(챔피언스리그 직행), 4위(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자리를 놓고 3팀이 싸웠다. 최종전에서 순위가 가려졌으니 그야말로 '역대급' 4위 경쟁이었던 시즌이다.

리그 38라운드, 최종전이 펼쳐지기 전 3위 맨시티(승점 75점), 4위 리버풀(73점), 5위 아스널(72점)은 한 경기로 순위가 뒤집힐 수 있었다. 리그 최종전은 세 팀에 모든 시선이 집중됐다.

#운명의_경기_결과는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1위와 그렇지 못한 2위는 하늘과 땅 차이다. 그래서 혹자는 아쉽게 2위를 차지해 팀 분위기가 좋지 않을 바엔 차라리 3위가 낫다고 이야기 하기도 한다. 일리가 있다. 마찬가지로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마지노선인 4위와 유로파리그 출전구너이 주어지는 5위가 갖는 의미는 전혀 다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는 1~3위까지는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EFA) 본선 직행권을, 4위에겐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 참가할 기회를 준다. 최종전에서 웃은 팀은 3위 맨체스터 시티와 4위 리버풀이다. 아르센 벵거 감독이 이끄는 아스널은 벵거 감독이 부임한 1996년 이후 20만에 4위권 이내에서 탈락했다.

5위 아스널이 전반 8분에 득점에 성공하면서 리버풀이 조급해졌다. 전반 14분 로랑 코시엘니가 다이렉트 레드카드를 받았지만 한 명적은 아스널은 전반 27분 알렉시스 산체스의 추가 골로 4위에 대한 기대감을 되살렸다.

같은 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리버풀의 맹공이 이어졌지만 미들즈브러의 '텐백'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리버풀은 전반 36분 만에 12번의 슛을 기록했을 정도다. 결국 전반 추가시간 조르지오 바이날둠이 물꼬를 틔우자 후반에 2골이 더 들어갔다.

리버풀이 이기면서 아스널은 리그 최종전을 3-1로 이겼지만 웃을 수 없었다.

▲ 아스널 팬들.

#5위_아스널_22년만

후반 막판 스리백 전술로 수정한 이후 8승 1패를 기록한 아스널은 마지막 에버튼전에서 3-1 완승했지만 반등은 없었다. 결국 시즌 5위로 마무리했다.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간 아스널은 벵거 감독이 부임한 1996년 이후 매 시즌 리그 4위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아스널에 챔피언스리그는 '당연히' 참가했던 대회다. 하지만 다음 시즌 '별의 무대'에서 아스널은 설 수 없다.

아스널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불가능해지면서 주축 선수들의 이적이 불가피하다. 벌써부터 메수트 외질과 알렉시스 산체스 등의 주축 선수들의 이탈이 예상되고 있다. 외질과 산체스 모두 2018년 여름이면 계약이 종료된다. 시즌 종료 후 재계약 혹은 이적이 필수다. 그러나 챔피언스리그를 뛰지 못하는 구단에 스타 선수가 남을 동기는 없다. 아스널은 4위에서 떨어지면서 잃은 건 챔피언스리그가 전부는 아니다.

재정적으로도 문제다.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면 출전 수당, 각 경기 결과에 따른 수당과 TV 중계권료 등 다양한 수익원이 발생한다. 아스널이 그간 재정부담 없이 시즌을 보낼 수 있었던 건 지난 20년간 출전했던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한몫했다. 그러나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불가능해지면서 재정적으로 부담이 생겼다.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어려워지면 줄어든 수익→ 투자 감소(선수 영입)→성적 악화→줄어든 수익의 굴레에 빠질 수 있다. 아스널은 다음 시즌 최우선 목표를 '챔피언스리그 복귀'로 잡아야 할 이유다.

▲ 기뻐하는 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

#3위_맨시티_대개혁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커리어 사상 처음으로 무관에 그쳤다. 2008년 바르셀로나 지휘봉을 잡은 이후 바이에른 뮌헨 시절까지 21개의 트로피를 수집했던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 부임 이후 첫 시즌 리그(3위), FA컵(준결승), EFL컵(4라운드), 챔피언스리그(16강)에서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16강 탈락 이후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최소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원한다"고 천명했다. 결국 맨시티는 왓포드와 리그 최종전에서 이기면서 자력으로 3위를 확보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시티는 이번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포함해 8연승을 달리며 'EPL 우승 1순위'로 꼽혔다. 하지만 이후 9경기에서 3승 3무 3패로 주춤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휴식이 없고 중·하위권도 탄탄한 EPL에서 고전했다. 시즌 중반 이후 EFL컵을 비롯해 FA컵 그리고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좌절된 지난 3월 이후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확보를 최우선으로 삼았고 다음 시즌 대개혁을 선언했다. 이미 파블로 사발레타가 이번 시즌을 끝나고 팀을 떠나기로 했고 바카리 사냐, 가엘 클리쉬, 야야 투레 등 부족한 포지션의 대변화가 예상된다.

▲ 리버풀 선수단.

#4위_리버풀_3시즌_만에_UCL

리버풀이 2013-2014 시즌(2위) 이후 3시즌 만에 챔피언스리그에 복귀했다. 지난 시즌 중반 리버풀 지휘봉을 잡은 리버풀은 미완의 대기였다. 기대감도 있었지만 아쉬움도 공존했다.

위르겐 클롭 감독 체제에서 첫 풀시즌을 치른 리버풀은 화끈한 공격력으로 EPL을 접수했다. 새로 영입한 사디오 마네와 조르지오 바이날둠이 안정적으로 적응했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선두권을 형성했다. 그러나 이후 '의적풀' 모드가 발동했다. 리버풀은 강팀에 강하고 약팀에 약한 좋지 않은 버릇을 이번에도 고치지 못했다.

리버풀이 이번 시즌 상위 6팀과 치른 경기의 성적은 5승 5무다. 한 번도 지지 않았다. 그러나 리버풀이 이번 시즌 당한 6패 중 강팀으로 분류될만한 팀이었다. 리버풀은 번리, 본머스, 스완지 시티, 헐 시티, 레스터 시티, 크리스탈 팰리스에 졌다.

:::리버풀 vs 상위 6팀

1R vs 아스널 :: 4-3 승

3R vs 토트넘 :: 1-1 무

5R vs 첼시 :: 2-1 승

8R vs 맨유 :: 0-0 무

19R vs 맨시티 :: 1-0 승

21R vs 맨유 :: 1-1 무

23R vs 첼시 :: 1-1 무

25R vs 토트넘 :: 2-0 승

27R vs 아스널 :: 3-1 승

29R vs 맨시티 :: 1-1 무

::총 10경기 5승 5무

리버풀의 가장 큰 문제점은 명확한 플랜A는 있지만 플랜B가 없다는 점이다. 리버풀은 강한 전진압박으로 대표되는 '게겐 프레싱' 전술로 상대 볼을 탈취하고 빠르게 마무리했다. 리버풀과 상대할 강팀은 라인을 끌어 올리며 맞불을 놨기 때문에 게겐 프레싱이 먹혔다.

문제는 중·하위권 팀. 중·하위권 팀들은 라인을 내리고 역습을 노렸다. 결국 리버풀은 라인을 내린 팀들을 상대로 공격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중·하위권 팀들에 무승부였던 경기가 많았던 이유다.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무리해서 나오다 역습에 무너진 경기도 있다.

리버풀의 레전드 제이미 케러거는 영국 언론 '스카이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리버풀은 플래B를 이야기하지만 오로지 플랜은 하나다. 시즌 개막 후 4개월 동안 눈에 띄는 경기력이었지만 이후 정지된 상태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클롭 감독은 '전술의 획일성'을 애써 외면하지만 리버풀이 다음 시즌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선 플랜B 개발이 필수다.

[영상] [EPL]'역대급' 4위 경쟁" ⓒ스포티비뉴스 서경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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