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현준 기자] 폴 포그바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 여부를 좌우하는 중요한 경기에서 결정적인 한 방을 터뜨렸다.

맨유는 25일 오전 3시 45분(한국 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솔나의 프렌즈 아레나에서 열린 2016-2017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전반 18분 폴 포그바, 후반 3분 헨리크 미키타리안의 골로 아약스를 2-0로 꺾으면서 UEL 우승컵을 차지했다.

지난해 여름 역대 최고 이적료인 1억 500만 파운드(약 1529억 625만 원)로 친정팀 맨유로 이적한 포그바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대 이슈였다. 2012년 이적료 없이 유벤투스로 떠났던 ‘유망주’ 포그바는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로서 화려하게 복귀했다. 팬들은 돌아온 포그바가 맨유에 우승을 안겨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포그바는 EPL에서 한동안 고전했다. 경기력이 들쑥날쑥했고, 팀에 적응하는 시간도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그 사이 맨유도 부족한 조직력과 공격력으로 상승세를 타지 못하며 선두권에 진입하지 못했다. 맨유의 부진에 영국 언론들은 매일같이 포그바의 문제점을 꼬집고 비판했다.

부상도 잇따랐다. 시즌 초 기대에 못 미치긴 해도 점차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던 포그바는 올해 3월 로스토프와 UEL 16강 2차전에서 부진했고, 햄스트링 부상까지 당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지난달 5일 에버튼을 상대로 복귀전을 치렀으나 같은 달 23일 번리와 EPL 34라운드에서 경기 종료를 앞두고 또다시 부상을 입었다.

여기에 이달 12일엔 자신의 부친이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나면서 정신적인 타격까지 입었다. 포그바는 프랑스로 떠나 장례를 치렀고, 무리뉴 감독은 그가 회복을 위해 특별 휴가를 부여했다. 아약스와 UEL 결승이 코앞까지 다가온 상황에서 맨유는 포그바의 힘이 필요했다.

돌아온 포그바가 힘을 냈다. 팰리스와 EPL 38라운드 최종전에서 선발 출전한 포그바는 1골 1도움으로 팀의 2-0 승리에 기여했다. 기록과 경기력 모두 흠 잡을 곳이 없었다. 상승세를 탄 포그바는 아약스와 UEL 결승전에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려 맨유의 우승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맡게 됐다.

더 이상 포그바에게 거칠 것이 없었다. 중원에 위치한 포그바는 그라운드를 활발히 누벼 맨유의 공격과 수비에 큰 힘을 실어줬다. 포그바의 움직임에 아약스는 속수무책이었다. 결국 포그바의 발끝이 맨유에 승리를 안겼다. 전반 18분 포그바의 왼발 중거리 슛이 수비 맞고 굴절되면서 아약스의 골망을 흔들었다. 포그바의 선제골로 맨유는 승기를 잡았고, 아약스의 패기를 누르는 원동력이 됐다.

득점 후 동료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던 포그바는 손가락을 하늘로 가리켰다. 세상을 떠난 아버지 파소 포그바에게 이 골을 바친다는 뜻이었다.

[영상] 제대로 몸값 한 폴 포그바 결승전 활약상 ⓒ장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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