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영상 김소라 PD, 글 박성윤 기자] 야구 만화나 게임에서나 등장하는 ‘마구’. 실제 야구에 ‘마구’가 있다면 너클볼이 주인공이 아닐까요. 투수의 의지가 아닌 공의 의지에 따라 이리저리 춤을 춘 뒤 홈플레이트를 지나가는 너클볼은, 던지는 투수도, 치는 타자도, 받는 포수도 어디로 갈지 모르기 때문에 마구라는 표현에 가장 알맞은 구종입니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너클볼 투수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노장 선발투수 R.A. 디키, KBO 리그를 대표하는 너클볼 투수는 kt의 라이언 피어밴드입니다. 두 투수는 너클볼을 앞세워 경기를 풀어나가는데요. 메이저리그에서 디키를, KBO 리그에서 피어밴드를 경험해본 삼성 외국인 타자 러프에게 두 투수가 던지는 너클볼 비교를 부탁했습니다.

러프는 두 투수가 던지는 공이 “굉장히 다른 공”이라고 말하며 “디키는 너클볼을 주 구종으로 쓰고 피어밴드는 두, 세 번째 구종으로 사용한다”고 밝혔습니다. 조금 더 세밀한 차이점을 물어봤는데요. 러프는 “디키의 너클볼은 변화가 심해 예측이 안 되는 공, 피어밴드 너클볼은 변화가 디키보다는 적어 스플리터에 가까운 공”이라며 경험자의 눈으로 본 두 너클볼을 비교했습니다.

두 가지를 경험해본 러프는 “디키의 볼이 더 까다롭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렇게 결론을 낸 이유는 러프가 23일 피어밴드를 상대로 안타를 쳤기 때문인데요. 반면, 메이저리그에서 디키를 상대로 5타수 무안타 3삼진을 기록했습니다.

러프는 디키의 손을 들어줬지만 피어밴드의 너클볼도 까다로운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올 시즌 피어밴드는 너클볼을 사용해 새로운 투수로 태어났고 등판 전 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올 시즌 KBO 리그 평균자책점 1위로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흔하지는 않지만 시대마다 너클볼 투수는 한 명씩 있었습니다. 올 시즌 KBO 리그에서는 피어밴드가 너클볼로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변화무쌍한 너클볼을 던지는 피어밴드 손가락에서, 또 다른 어떤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올 지 야구팬들이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