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수원, 영상 배정호·취재 조형애 기자] "경기장이 네 놀이터잖아. 진짜 재밌게, 즐기면서 잘 해. 집에서 빨리 플스(플레이스테이션)하자!"

형인 자신을 따라 축구를 하겠다던 동생이 어느덧 세계 최고의 구단 일원이 됐고, 또 대한민국 U-20 대표 '에이스'가 됐다. 자연스럽게 그는 이승준이 아닌 '이승우의 형'이 됐지만, 그게 참 자랑스러운 듯 보였다.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2017에 나선 신태용호가 2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 짓고 3차전을 막 앞둔 지난 26일. 수원 월드컵경기장 앞에서 이승준을 만났다. 그는 동생이 혹여 부담이라도 느낄 까 "즐기면서,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오라"고 했다.

▲ 이승준이 동생 이승우에게 영상 편지를 남겼다. ⓒ스포티비뉴스

늘 '천재성'으로 주목을 받지만, 이승준은 동생 이승우가 이번 대회를 얼마나 열심히 준비했는 지를 강조했다. 2골을 넣으며 명실상부한 '에이스'가 된 것 역시 노력의 대가로 봤다.

"감히 말하긴 어렵지만, 신태용 감독님께서 준비를 정말 잘 하신 것 같다. 선수들이 정말 잘해주고 있다. 이번 대회는 승우가 각별하게, 누구보다 많이 준비했다. (활약은) 그에 대한 결과가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축구 선수로 뛰었던 이승준은 동생 경기를 꼬박꼬박 챙겨본다. 제대로 보고 싶다면서 편한 스카이박스가 아닌 일반 관중석에 자리 잡는 그다. 챙겨보는 데 그치지 않고 분석도 해준다. 최근에는 스포츠 마케팅 업체 팀 트웰브(team twelve)에서 나온 '존14'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체계적인 분석도 하고, 또 이승우에게 결과를 알려주기도 한다. 동생 칭찬에 여념이 없던 그는 보완해야 할 점을 묻자 '슈팅 개수를 늘리라'는 조언을 했다.

"분석 프로그램으로 승우가 한 패스, 슈팅 숫자 등을 보고 있다. (2차전까지) 슈팅을 2개 밖에 안했는데, 2골을 넣었다. 앞으로 슈팅을 더 많이 하면 더 많이 들어가지 않을까."

동생의 세계 무대 도전을 지켜 보는 형은 우승까지 했으면 하고 내심 바랐다. 그리고 "지금까지 잘했고, 앞으로 더 잘할 것"이라는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승우야 지금까지 잘해왔고 앞으로도 잘 할거야. 항상 이야기하는 거지만, 경기장에서 진짜 재밌게 하고 싶은 대로 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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