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공현주가 '사랑은 방울방울'에서 죄수복을 입고 기뻐했던 이유를 설명했다. 사진|곽혜미 기자
[스포티비스타=유은영 기자] “죄수복을 입고, 립스틱을 지우고 연기를 하는 게 정말 좋았어요. 죄수복 입은 모습을 보고 잘 어울린다고 해주셔서 ‘으쌰으쌰’ 하기도 했고요. 의기소침하지 않고 즐기면서 했던 것 같아요.”

배우 공현주(33)가 SBS 일일 드라마 ‘사랑은 방울방울’(극본 김영인, 연출 김정민) 촬영 중 가장 편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죄수복 입은 모습이 좋았다고 말했다. 공현주는 극 중 주인공 은방울(왕지혜 분)의 아버지를 뺑소니 사고로 죽게 하고, 또 은방울의 미각을 잃게 하는 등 악행을 저지른 한채린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한채린은 결국 모든 악행이 밝혀져 교도소로 향했고, 죄수복을 입어야 했다.

도도하고 우아한, 도회적인 이미지로 보이는 공현주가 오히려 죄수복 입은 모습이 편했다고 한 점은 의외였다. 공현주는 “배우가 인물을 표현할 때 공간이나 의상에 대한 도움을 많이 받는다”며 “죄수복이나 환자복은 그 어떤 것보다 상황 설명을 쉽게 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연기 할 때도 도움이 되지 않나 싶다”고 답변했다.

공현주는 특히 “촬영을 하면서 매번 느끼는 게 있다. 인물을 표현할 때 대본을 보면서 고민하는 것도 있지만, 겉으로 어떻게 보이느냐도 고민해야 한다. 스타일리스트가 있어도 배우가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라면서 “그러다 보니까 실제로 연기를 할 때 집중력이 떨어질 수도 있다. 내가 연기자로서 조금 더 성숙한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은데, 더욱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유니폼을 입는 인물에 대한 욕심이 났다”고 설명했다. 

▲ 공현주. 사진|곽혜미 기자

공현주는 ‘사랑은 방울방울’이라는 작품을 하면서 많은 연기 욕심을 드러냈다. 이 드라마는 일일 드라마라서 일주일에 다섯 권의 대본이 주어진다. 공현주는 “시험공부를 하는 것처럼 매주 압박이 있기도 했다. 자칫 연결을 잘못하면 튀기 때문에 많은 계산이 있어야 한다”며 “긴장을 많이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버겁고 또 감정적으로 힘든 장면도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조금 더 하고 싶다. 200회까지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발전했고, 연기 욕심을 강하게 내비쳤다. 

이는 이전과 다른 태도였다. 공현주는 자신을 가장 많이 알렸던 작품인 KBS1 ‘너는 내 운명’(2008)에 대해 언급하면서 “당시 대본에 대한 공감도 되지 않고, 어렸기 때문에 촬영 현장에 대한 어려움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는 지금처럼 연기적인 욕심을 갖지 않았다”고 하면서 “지금은 무언가를 표현하고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연기에 대한 갈증이 커졌다. 지금 나잇대에 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위기의식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공현주가 느끼는 위기의식은 “더 이상 어리지 않다는 것”이다. ‘너는 내 운명’이라는 작품을 할 때는 20대 초반이었고, 시간이 흐른 지금의 공현주는 30대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공현주는 “지금은 여러 가지 감정들을 직·간접적으로 경험을 하고, 나이도 어느 정도 들었다.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연기를 하지 않으면 나이가 더 들거나 혹은 결혼을 했을 때 제한적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위기의식 속에서 연기에 대한 욕심이 나더라. 제 나잇대의 미혼 여성들은 공감하실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제야 갖기 시작한 욕심은 “자신을 내려놓고 탈피하고 싶다”는 욕심으로 커졌다. 공현주는 “지금까지 제가 연기로 보여드렸던 차갑고 냉정한 모습은 다른 또래 배우들보다도 이미지적으로 잘 맞았다. 그래서 그런 인물이나 연기에 대한 자신도 있었다”며 “하지만 이제는 다른 모습을 더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 공현주. 사진|곽혜미 기자

과거와 달라진 점은 또 있었다. 드라마나 영화 등의 작품을 이전에 재미 삼아 봤다면 이제는 어떤 PD, 어떤 작가가 만드는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분석적으로 본다는 것. 공현주는 “예전에 마냥 아무 생각 없이 봤을 때와는 다르게 지금은 분석적으로 보고 있고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변화하고, 욕심을 갖기 시작한 공현주의 앞으로의 목표는 오래 연기를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긍정적인 부분도 많이 보여주고 싶다”고. 공현주는 “김혜자 선생님께서 30년 전부터 월드비전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으시다. 위험지역에 가기 위해서 10년에 한 번씩 맞는 주사를 세 번이나 맞으신 것”이라면서 “연기 인생도 존경받는 분인데, 굉장히 선한 영향력을 일으키는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나 또한 큰 영향력은 미치지 못하더라도, 지금 하는 연기 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많은 분들에게 긍정적인 기운을 전하고 싶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