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리우드 배우 틸다 스윈튼이 '옥자' 국내 홍보를 위해 내한한다. 제공|넷플릭스

[스포티비스타=이은지 기자] 영화 ‘옥자’는 봉준호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 ‘설국열차’를 통해 글로벌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봉 감독의 신작으로 제작 단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넷플릭스 제작으로 인해 극장에서 볼 수 없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었지만, 몇 개 국가는 예외였다. 그 중 국내도 포함 돼 있었다.

논란은 뜻밖의 곳에서 터졌다.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으로 전세계 동시 공개와 함께 극장도 같은 날 개봉을 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국내 멀티플렉스가 불만을 터트렸다. 국내 극장 개봉 시스템에 반하는 행위라는 것. 멀티플렉스와 넷플릭스는 서로의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옥자’ 공개까지 20일 가량 앞둔 현재, 극장 개봉 여부부터 관객들의 선택까지 ‘멀티플렉스VS넷플릭스’ 사태를 되짚어 봤다. –편집자주-

# 3일간 이어지는 ‘옥자’데이? 속사정은…

몇몇 극장을 제외한 CGV와 롯데시네마, 메가박스까지 개봉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옥자’의 국내 홍보 일정이 시작된다. 오는 12일 언론-배급시사회를 시작으로 13일 봉준호 감독과 틸타 스윈튼, 안서현, 스티븐 연, 변희봉, 최우식 등이 팬들과 만나는 레드카펫 행사, 취재진을 대상으로 하는 기자회견까지 3일동안 진행된다. 그야말로 ‘옥자’데이다. 보통 언론시사회와 기자회견이 같은 날 진행되는 국내영화와 비교 했을 때 이례적인 스케줄이다. 여기에 할리우드 배우들의 내한이 진행되는 행사인 점을 감안한다면 더더욱 이례적이다.

사정은 이렇다. ‘옥자’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라서 오는 29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공개되고, 같은 일정으로 극장 개봉도 확정 지었다. 국내 배급은 NEW에서 진행한다. 이 같은 사실은 최근 진행된 ‘옥자’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화 됐다. 공식화 이후 3대 멀티플렉스의 반발이 일었다. 선 극장 개봉을 요청을 했지만,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의 입장에 따르면 시사회를 위한 대관은 극장 개봉을 목적으로 한 영화를 위한 것이다. ‘옥자’는 극장 개봉이 아닌 넷플릭스로 공개되는 영화라 시사회 대관을 진행할 수 없다. 국내 배급을 담당한 NEW 역시 CGV 대관을 문의한 결과 같은 이유로 대관을 거절 당했다. 다른 멀티플렉스도 마찬가지였다. 다양한 이유로 대관이 어려운 상황이었고, 결국 극장 개봉을 확정한 대한극장에서 시사회를 진행하게 됐다.

국내 팬을 대상으로 하는 레드카펫은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진행된다. 타임스퀘어 1층에는 이벤트 홀이 마련돼 있다. 그곳에서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되고, 극장 대관이 아닌, 타임스퀘어 대관이라 가능했다. 배우들은 타임스퀘어 이벤트 홀에서 국내 팬들을 만난다.

마지막 일정인 기자회견은 서울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다. 여러 가지 상황과 일정상 시사회 당일 기자회견을 진행하지 못하고, 레드카펫이 진행되는 날 역시 취재 동선상의 문제로 기자회견을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결국 ‘옥자’는 또 다른 날에 취재진과 만나는 일정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3일간 이어지는 ‘옥자’데이가 탄생했다.

# ‘워 머신’은 OK, ‘옥자’는 NO…넷플릭스 영화의 다른 반응

▲ 지난 달 22일 CGV 청담에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워 머신' 언론시사회 및 라이브 컨퍼런스가 진행됐다. 제공|넷플릭스

‘옥자’는 결국 시사회 대관 거절로 대한극장에서 언론-배급시사회를 진행한다. CGV의 답변은 ‘옥자’가 극장 상영을 목적으로 하는 영화가 아니기 때문. 하지만 지난 달 22일 영화 ‘워 머신’ 언론시사회는 CGV 청담에서 진행됐다. ‘워 머신’ 역시 극장 개봉을 목적으로 한 영화가 아닌,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다. CGV가 시사회 대관을 거절한 이유에 오류가 생기는 지점이다.

이에 대해 문의하자 CGV 관계자는 “시사회 대관이 아닌, 컨퍼런스 관련한 대관이었다. 언론시사회 대관인지 몰랐다”고 답했다. 이날 ‘워 머신’은 CGV 청담 13층에서 시사회를 진행했고, 3층으로 이동, 배우 브래드 피트와 데이비드 미쇼 감독을 비롯해 제작 관계자 디디 가드너, 제러미 클라이너가 참석한 라이브 컨퍼런스가 진행됐다. 시사회와 컨퍼런스가 전혀 다른 장소에서 진행이 됐지만, 대관 문의는 컨퍼런스 관련으로 들어왔고, 대관이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워 머신’ 관계자의 말은 달랐다. 언론시사회로 대관 요청을 했다는 것. ‘워 머신’ 국내 담당자는 “컨퍼런스와 함께 시사회 대관을 문의했다”고 말했다. 정확하게 시사회 대관을 요청했는지 재차 물어도 답은 같았다. “라이브 컨퍼런스 진행에 앞서 언론에 영화를 보여줘야 하는 이유로 대관 요청을 했다”고 말했다.

두 작품 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다. 극장에서 상영하지 않는 ‘워 머신’은 가능하지만, ‘옥자’는 불가능한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한편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소녀 미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오는 29일(한국시간)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190개 국가에 공개되고 국내에서는 극장에서도 개봉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