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엽이 6일 잠실 두산전서 결승 투런 홈런을 쏘아올린 뒤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국민 타자' 이승엽(41.삼성)은 삼성이 최근 4연승을 기록했던 5월31일부터 6월 3일까지 4경기 중 단 한 경기에만 선발로 출장했다. 나머지 한 경기는 대타로 나섰을 뿐이다. 두 경기는 벤치에 앉아 지켜봐야 했다.

부상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를 괴롭혔던 허벅지 통증은 이제 거의 사라졌다. 정상 출장에 전혀 문제가 없는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다만 이승엽의 출장 시간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4월 106타석에 들어섰던 이승엽은 5월엔 81타석에 들어서는데 그쳤다. 부상도 원인이 됐지만 팀 전력 구조상 빠져야 했던 경기들도 있었다

이승엽은 올 시즌 후 은퇴를 한다. 그에겐 한 타석 한 타석이 소중하고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그는 통산 성적에서 최정상의 위치에 서 있는 선수다. 그가 움직이면 기록이 되고 그가 치면 전설이 된다. 누구보다 경기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강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승엽은 여전히 평온했다. 벤치에 앉아서도 공부를 많이하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승엽은 "처음엔 못 나갈 때 조금 답답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마음 속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괜찮다고 위로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편안하다"며 "부상은 나았지만 사실 타격 컨디션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이럴 땐 욕심 내는 것 보다 후배들이 나가서 더 잘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움'을 말했다. 한국 프로야구에선 늘  주전으로만 뛰었던 그다. 누굴 대신한다거나 뒤를 받히는 역할을 한 적은 없다.

하지만 올 시즌 그 역할을 받아들이고 있다. 이승엽은 "벤치에 앉아 있으면 나를 돌아보는 계기를 갖게 된다. 대타를 하면서 벤치에 있어보는 것도 내게는 공부가 된다"며 "어떤 상황도 팀을 우선할 수는 없다. 벤치에 앉아 되돌아볼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도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연승에 대해 후배들에게 감사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승엽은 "후배들이 최근 다시 힘을 내고 있어 보기 좋다. 덕분에 팀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승엽은 실제로 벤치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있었다. 선발 기회가 주어지자 다시 한 번 존재감을 입증하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6번 지명 타자로 선발 출장한 6일 잠실 두산전서 올 시즌 처음인 3안타를 몰아치며 무려 4타점을 올렸다. 특히 연장 10회초에는 결승 투런 홈런을 쏘아올리며 팀을 역전승으로 이끌었다.

이승엽은 경기 후 공식 인터뷰 후엔 이승엽 다운 소감을 남겼다.  "운이 좋았다. 하나 얻어 걸려 넘어갔을 뿐이다."

운도 22년 이나 유지되면 그건 '실력'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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