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옥자' 포스터. 제공|넷플릭스

[스포티비스타=이호영 인턴기자] 영화 ‘옥자’는 봉준호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 ‘설국열차’를 통해 글로벌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지도가 높은 봉 감독의 신작으로 제작 단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넷플릭스 제작으로 인해 극장에서 볼 수 없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일었지만, 몇 개 국가는 예외였다. 그 중 국내도 포함 돼 있었다.

논란은 뜻밖의 곳에서 터졌다.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으로 전세계 동시 공개와 함께 극장도 같은 날 개봉을 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국내 멀티플렉스가 불만을 터트렸다. 국내 극장 개봉 시스템에 반하는 행위라는 것. 멀티플렉스와 넷플릭스는 서로의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옥자’ 공개까지 20일 가량 앞둔 현재, 극장 개봉 여부부터 관객들의 선택까지 ‘멀티플렉스VS넷플릭스’ 사태를 되짚어 봤다. -편집자주-

멀티플렉스와 넷플릭스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멀티플렉스는 넷플릭스가 ‘옥자’를 국내 가입자 확보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까지 이야기 했다. 과연 관객들은 어떨까. ‘옥자’를 사이에 둔 멀티플렉스와 넷플릭스의 갈등에 대해 어느정도까지 알고 있는지 관객의 입장에서 들어봤다. 

# ‘옥자’ 논란, 관객은 어디까지 알고 있나요?

A (여 27) 기사를 통해 접해서 대충 알고 있어요. 저는 이미 넷플릭스에 가입돼 있어서 차라리 집에서 편하게 볼 수 있겠다는 생각 들던데요.

만약 가입이 안돼 있더라도 일정기간 무료 시스템이 갖춰 있으니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리고 애초에 ‘옥자’는 넷플릭스 독점 공개용 영화였으니 시장 원리에도 맞는 이치가 아닌가 싶어요.

B (남 34) 아뇨, ‘넷플릭스’라는 이름 자체를 처음 듣네요. 개인적으로 봉준호 감독의 팬이라서 ‘옥자’라는 영화에 관심이 있는 것이지 대기업들의 유통 경로? 수익구조상의 갈등? 별 관심 없어요.

‘설국열차’나 ‘괴물’만 봐도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영화관에서 봐야 제맛이니까 김 빠지죠. ‘옥자’도 다른 영화들처럼 예고 영상을 보고 접했고 당연히 영화관에서 볼 생각이었는데 불편하게 됐네요.

C (여 33) 평소 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라 대기업의 횡포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네요. 대형 투자배급사가 상대적으로 국내에 많은 극장 점유율 쥐고 있어서 생긴 ‘독점 문제’가 아닐까요?

극장 독점 시스템으로 문제가 많던 기업이 극장 생태계를 운운한다니, 결국 피해는 저처럼 기다리고 찾아보는 소비자에게 돌아오는 건 사실 아닌가요.

D (남 23) 넷플릭스라는 사이트를 들어가 보긴 했어요. 기회가 생기면 볼래요. 꼭 상영하는 영화관을 찾아가서 챙겨보진 않을 것 같아요. 그렇다고 공개 날짜를 맞춰 넷플릭스에 가입하기도 귀찮고요.

E (여 40) 서울에 살았다면 영화관을 찾아가 봤을 것 같아요. 그 정도로 ‘옥자’는 기대하고 있는 작품이에요. 하지만 집 주변 영화관에서는 볼 수 없는 것 같아요. 어쩔수 없지만 넷플릭스에 가입해야죠.

단순한 생각으로 우리나라에 극장을 운영하는 굵직한 기업들이 여러곳 있는데 ‘왜 대한극장에서만 상영하지?’라는 의문이 생기네요. 이럴 때에 다른 기업에서 소비자들의 요구를 읽는 것도 나쁘지 않을 텐데, 당장 눈앞에 이익만을 쫓는 느낌도 없지 않아 아쉬워요.

▲ 영화 '옥자'에서 미자 역을 맡은 배우 안서현. 제공|넷플릭스

이렇듯 일반 관객들의 시선은 영화산업에 대한 저마다의 이해도, 관심도, 취향 등에 따라 달랐다.

“집에서 볼 수 있으니 편한 것 아닌가”라며 넷플릭스를 옹호하거나 “시장의 이치니 이해한다”라며 이번 논란을 전체적으로 ‘그러려니’ 하고 받아들이는 태도도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대기업의 횡포를 꼬집으며 “관객의 볼 권리를 보장하라”는 불만 섞인 볼멘소리도 터져 나왔다.

영화관을 일부러 찾아가는 관객들의 볼 권리, 편의성, 접근성 등이 줄어드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산업을 이용해 수익을 내야 하는 기업의 원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에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기 퍽 난감한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개봉 전부터 시끌벅적한 ‘옥자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소녀 미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오는 29일(한국시간)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 190개 국가에 공개되고 국내에서는 극장에서도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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