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박승주 ⓒ넥센 히어로즈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넥센 히어로즈 우완 투수 박승주는 올해 잊지 못할 일주일을 보냈다.

1994년생으로 경기고-동국대를 나와 지난해 넥센 육성선수로 입단한 박승주는 13일 정식선수로 전환된 뒤 14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구원투수들의 잇단 부상으로 자리가 빈 넥센은 퓨처스에서 주로 구원투수로 나와 24경기 2세이브 5홀드 평균자책점 3.52를 기록하고 있던 박승주에게 기회를 줬다.

박승주는 17일 고척 롯데전에서 팀이 8-1로 앞선 7회 등판했다. 첫 타자는 투수들에게 공포의 대상일 수밖에 없는 이대호. 이대호의 컨디션이 최근 떨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갓 1군에 등록된 투수에게 이대호란 큰 산처럼 보이기 마련. 하지만 박승주는 5구 싸움 끝에 143km 낮은 직구로 이대호를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자신감을 얻은 박승주는 7회 삼자범퇴를 기록했고 8회에는 2사 후 황진수에게 볼넷을 허용했으나 이우민을 좌익수 뜬공 처리했다. 9회 연속 볼넷 허용으로 맞은 무사 1,2루 위기에서 상대한 타자는 다시 이대호. 박승주는 이대호를 3루수 병살타로 아웃시키며 큰 고비를 넘겼고 2사 3루에서 폭투로 실점하기는 했지만 경기를 마무리하면서 KBO 리그 역대 26번째 1군 데뷔전 세이브 기록을 세웠다.

박승주는 이날 58개의 투구수 중 슬라이더 2개를 제외하면 직구만 56개를 던졌다. 최고구속은 144km. 다음날 고척에서 만난 그는 "직구에 자신감이 있고 코치님들도 자신있고 편하게 던지라고 하셔서 직구만 던졌다"고 말했다. 그는 "코치님들이 처음에 직구가 괜찮으니 좋은 결과 있으면 계속 가다가 나중에 변화구를 섞어보라고 조언하셨다"고 덧붙였다.

박승주는 이어 "처음 올라갔을 때 긴장했는데 운좋게 잘 막고 조금 풀렸다. 그래도 계속 떨리다가 경기가 끝나서야 긴장이 다 풀렸다"며 1군 마운드에 오른 소감을 전했다. 첫 타자로 상대한 이대호에 대해서는 "이대호 선배님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다른 선수들이랑 모두 똑같은 타자들이라고 되뇌이며 던졌다"고 말했다.

그의 첫 1군 데뷔에는 마정길 불펜코치가 함께 했다. 그는 "마 코치님이 '너는 좋은 볼을 가지고 있으니 한 타자 한 타자만 잘 생각하면서 던지면 된다'고 이야기해주셨다"고 밝혔다. 2군에서는 브랜든 나이트 코디네이터와 정재복 코치가 은인. 박승주는 "나이트 코치님은 항상 편하게 해주시고 자신감을 불어넣어주신다. 정 코치님은 볼배합, 타자와의 상대 방법 등을 알려주셨다"고 설명했다.

긴장하며 던진 탓에 자신이 세이브 요건을 갖추고 경기를 매조진 것도 몰랐다는 박승주. 그러나 그는 조상우의 1군 복귀를 앞두고 19일 말소됐다. 딱 5일의 1군 기회. 잊지 못할 강렬한 추억을 얻은 박승주는 "육성선수로 들어와 1군에 등록되니 뭉클했고 부모님도 좋아하셨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똑같이, 자신있게 열심히 던지겠다. 언제나 발전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앞으로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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