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주' 포스터. 제공|MBC
[스포티비스타=양소영 기자] ‘군주’는 초반의 신선한 매력도, 캐릭터의 힘도 모두 잃었다. 개연성도 실종된 ‘군주’를 살린 건 배우들의 힘이었다.

MBC 수목드라마 ‘군주-가면의 주인’(극본 박혜진 정해리, 연출 노도철 박원국, 이하 군주)가 13일 종영했다. ‘군주’는 조선 팔도의 물을 사유해 강력한 부와 권력을 얻은 조직 편수회와 맞서 싸우는 왕세자의 의로운 사투와 사랑을 담는 작품이다.

‘군주’는 첫 방송부터 화제를 모았다. ‘프란체스카’ ‘엄마의 정원’ ‘반짝반짝 빛나는’ ‘종합병원2’ 등을 통해 연출력을 인정받은 노도철 PD와 사극에 강한 면모를 보여준 유승호와 김소현이 의기투합했기 때문. 첫 사극에 도전하는 인피니트 엘(김명수),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허준호, 탄탄한 연기력의 박철민 등 화려한 라인업도 기대감을 높이기 충분했다.

베일을 벗은 ‘군주’는 왕과 편수회의 대립, 세자 이선(유승호 분)과 한가은(김소현 분)의 운명적인 첫만남 등이 빠르게 전개되며 호기심을 자극했다. “청계 주변에는 건기에도 마르지 않는 몇 개의 샘터가 있었는데, 각각에는 소유주가 있어 철저히 관리되고 있었다”라는 역사의 한 구절에서 모티브를 얻은 ‘군주’는 신선한 판타지 사극의 면모를 보여주며 수목극 1위를 차지했다.

▲ '군주'를 살린 배우들. 사진|MBC 홈페이지
하지만 ‘군주’의 스토리가 전개될수록 아쉬운 목소리가 나왔다. 세자 이선과 한가은의 캐릭터가 초반과 달리 적극적으로 능력을 보여주는 일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편수회 대목(허준호 분)의 손녀이자 화군(윤소희 분) 능력으로 문제들이 해결되는 상황이 많았던 것. 당당하고 매력 넘쳤던 한가은 캐릭터는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민폐 여주’로 전락했다. 마지막회에서 모든 걸 ‘용서’하고 대목에서 사죄하는 세자 이선의 모습도 이해할 수 없다는 평이다.

전체적으로 캐릭터와 스토리 전개 등에서 힘을 잃었다. 그럼에도 ‘군주’가 수목극 왕좌를 지킬 수 있었던 건 배우들의 힘이었다. 유승호는 고통 받는 백성을 구하기 위해 편수회와 맞서는 세자 역을 맡아 물오른 연기력을 뽐냈다. 오열 연기부터 액션 연기까지, 유승호는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또한 김소현과 환상적인 케미를 뿜어냈다. 김소현 역시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제몫을 톡톡히 했다.

천민 이선을 연기한 엘의 도전도 빛났다. 첫 사극에 도전한 엘은 물고문 신부터 사극 톤까지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초반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던 윤소희는 강렬했던 화군 캐릭터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허준호는 대목 역을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극의 중심을 잡았다. 우보 역의 박철민, 이청운 역의 신현수 등의 열연도 있었다.

‘군주’는 갈수록 힘 잃은 전개와 캐릭터, 답답한 스토리 등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꿋꿋이 제몫을 다한 배우들의 열연으로 ‘수목극 왕좌’를 차지하며, 부진의 늪에 빠졌던 MBC 수목극의 자존심을 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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