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대구, 김민경 기자, 영상 정찬 기자] "아버지가 정말 힘든 길을 걸으셨구나 생각이 든다." 

이정후(19, 넥센 히어로즈)가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17 타이어뱅크 KBO 올스타전을 앞두고 기자회견에 참석해 첫 올스타 무대를 밟은 소감을 이야기했다.

이정후는 "8년 전에 광주에서 올스타전을 했을 때 아버지를 따라간 적이 있다. 아버지를 보면서 나중에 커서 이런 무대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학창 시절 운동을 열심히 했다"며 꿈의 무대를 밟은 소감을 말했다.

이정후는 나눔 올스타 외야수 부문 3위에 오르며 고졸 신인으로는 2009년 KIA 안치홍에 이어 2번째로 베스트 올스타로 선정됐다. 아울러 나이 18세 10개월 7일로 최연소 베스트 올스타 출전 기록도 갈아치웠다.

▲ 이정후 ⓒ 대구, 곽혜미 기자
올해 KBO 리그를 밝힌 신성을 꼽으라면 단연 이정후다. 휘문고를 졸업하고 2017년 신인 드래프트 1자 지명으로 넥센 유니폼을 입은 이정후는 데뷔 시즌에 주전 외야수 자리를 꿰찼다. 전반기 86경기 타율 0.327 2홈런 31타점을 기록하며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아버지 이종범 이름 석자가 꼬리표처럼 따라 붙었지만 개의치 않았다. 이승엽(41, 삼성 라이온즈)은 "아버지의 빛이 강해서 걱정했는데, 야구 2세들의 본보기가 될 거 같아서 대견하다. 넥센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최고의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대선배님께 그런 말을 들으니 영광스럽다. 시즌을 전반 뛰었는데, 아버지가 정말 힘드셨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보다 더 발전하는 선수가 돼서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최근 올스타전은 가족과 함께 즐기는 분위기지만, 이정후는 혼자 축제를 찾았다. 이정후는 "아버지께서 다치지 말고 재미있게 하고 오라고 하셨다. 부모님은 집에서 TV로 보겠다고 하셨다"고 했다. 서운하지 않느냐는 말에 이정후는 "서운하지 않다"고 덤덤하게 말해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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