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윔블던 남자 단식에엣 우승한 로저 페더러 ⓒ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6, 스위스, 세계 랭킹 5위)가 여전히 코트에서 뛰고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페더러는 16일(한국 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 센터 코트에서 열린 2017년 윔블던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마린 칠리치(28, 세르비아, 세계 랭킹 6위)를 세트스코어 3-0(6-3 6-1 6-4)으로 이겼다.

페더러는 윔블던 통산 8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2003년 이 대회 첫 정상에 오른 그는 2007년까지 5년 연속 우승했다. 2009년과 2012년에도 정상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준결승전에서 탈락했다. 결승전이 끝나기 전까지 윔블던 남자 단식에서 가장 많이 우승 컵을 들어 올린 이는 7번 정상에 오른 페더러와 피트 샘프라스(46, 미국)다.

페더러는 샘프라스를 제치고 윔블던 남자 단식 역대 최다 우승자가 됐다.

또한 35살 11개월인 페더러는 이 대회 남자 단식 역대 최고령 우승자가 됐다. 페더러는 아서 애시(미국)가 보유한 윔블던 남자 단식 최고령(31살 11개월) 우승 기록을 뛰어넘었다.

페더러의 기록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이번 대회 1회전부터 결승전까지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았다. '무실 세트 우승'에 성공한 페더러는 1976년 비요른 뵈리(스웨덴) 이후 41년 만에 윔블던에서 무실 세트로 우승한 주인공이 됐다.

'살아 있는 테니스의 전설'인 페더러는 개인 통산 19번째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 컵을 품에 안았다. 이 부문 역대 최고 기록 보유자는 페더러는 20번째 그랜드슬램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에 도전한다.

경기를 마친 페더러는 미국 매체 ESPN을 비롯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곳에서 뛰는 것이 나의 꿈이다. 이번 경기 마지막이 아니길 바란다"며 "내년에 다시 윔블던에 돌아와 타이틀 방어를 할 수 있기를 원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 2017년 윔블던에서 우승한 페더러가 관중과 볼보이들에게 기립박수를 받고 있다. ⓒ Gettyimages

현재 35살 11개월인 페더러는 다음 달이면 36살이 된다. 테니스 선수로는 환갑을 훨씬 넘은 나이다. 지난해 부진에 빠졌던 그는 많은 매체로부터 은퇴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러나 페더러는 "결정한 것은 없지만 계속 뛰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30대 중반인 그는 체력 저하와 부상으로 지난 몇 년간 고생했다. 그러나 철저한 관리로 건강을 회복한 페더러는 전성기 기량을 되찾았다. 클레이 코트에서 열리는 롤랑가로스 프랑스오픈 출전을 포기한 그는 잔디 코트에서 열리는 윔블던에 집중했다.

체력을 아끼는 것은 물론 우승 가능성이 높은 윔블던에 집중하자는 전략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페더러는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모른다. 솔직히 한 해를 보낸 이후 내 일정은 1년 앞당겨지는 것처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도 나는 이곳에 돌아왔으면 좋겠다. 내년에는 분명한 목표를 세우고 타이틀을 방어해야 한다"며 윔블던 9번째 우승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페더러는 테니스의 굵직한 기록을 홀로 갈아치우고 있다. 그에게 남은 것은 20번째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이다. 페더러는 "내 곁에는 멋진 팀이 있고 최고의 지지자인 아내도 있다"며 도와준 이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그는 "여전히 큰 무대에서 뛰는 것을 좋아한다. 앞으로 어떻게 나를 관리할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뛰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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