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덩케르크' 스틸. 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스포티비스타=이호영 인턴기자] 영화 '덩케르크'는 실화다. 2차 대전 당시 일어난 일명 '덩케르크 철수 작전'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스크린에 옮겼다.

영화 '다크 나이트' 시리즈의 히어로 세계, '인터스텔라'의 우주, '인셉션'의 꿈을 다뤘던 놀란 감독이 최초로 실화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작품으로 관심받았다.

'덩케르크'는 나치군에 밀려 프랑스 북부 덩케르크 해변에 고립된 연합군을 영국으로 철수시킨 다이나모 작전이 배경이다.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한 만큼 일련 과정이 역사책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어찌 보면 뻔한 이야기다.

하지만 영화가 섬에 갇혀 총탄 세례로 위협받는 병사들의 탈출기만 그린 단순한 맥락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시공간을 쪼개고, 시선을 공유하고, 감정 내면을 살피니 '놀란표 전쟁영화'가 그려졌다.

놀란 감독은 단편적 시선과 공간을 철수를 기다리는 덩케르크 해안에서의 일주일, 그들을 구하려는 배 위에서의 하루, 공중전을 벌이는 전투기에서의 한 시간 등 세 개로 나눠 흥미를 더했다. 각기 다른 시공간은 하나의 접점을 향해 흘러가 만난다. 교차 편집된 흐름의 조각을 맞춰 보는 것도 보는 재미 중 하나다.

세 가지의 시선을 관객과 공유해 생동감을 더했다. 놀란 감독이 '아이맥스' 상영관을 추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부분의 장면은 아이맥스 전용 카메라로 촬영됐다.

관객은 하늘 위 시퀀스를 통해 아슬아슬하게 적기를 격추시키는 전투기 조종석에 탑승한 기분을 느낀다. 어뢰에 일순간 침몰하는 군함 속, 총성이 빗발치는 해안 속 병사의 시점도 그대로 따라간다. 

▲ 영화 '덩케르크' 스틸. 제공|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는 전쟁의 참상 속 나타나는 인간군상의 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전쟁 후유증에 반쯤 미친 군인들은 '나만 아니면 된다'며 비겁한 행동을 보인다. 반면 전우애를 발휘하는 동료도 있다. 조국을 위해 미련해 보일만큼 몸 바치는 노인, 그런 그를 답답하게 여기는 아들, 호기로 전쟁통에 뛰어든 아이 등 다양하다.

전쟁영화 속 으레 등장하는 대단한 영웅은 없다. 죽음의 공포 앞에 놓인 본능적인 인간들이 빼곡히 영화를 채운다. "가늠하기 힘든 비현실적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옮기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20일 개봉. 12세이상관람가. 러닝타임 1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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