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오른손 투수 주권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미국 스포츠 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트(SI)에서 칼럼리스트로 활동하는 톰 버두치는 2016년 시즌에 앞서 부상 및 부진할 위험이 있는 투수 5명을 꼽았다. 노아 신더가드, 랜스 맥컬러스 등 프로 1, 2년째에 두각을 보인 만 25세 이하 젊은 투수들이 대상이었다. 그 결과 2015년 125⅔이닝을 던졌던 맥컬러스는 2016년엔 부상자 명단을 오르내리며 81이닝 투구에 그쳤다. 이밖에 버두치가 꼽았던 양키스 유망주 루이스 서베리노와 미네소타 기대주 타일러 더피는 평균자책점이 각각 2.89에서 5.73, 3.10에서 6.43으로 치솟았다.

버두치는 2008년 어린 투수들의 투구 이닝 증가와 팔꿈치 부상이 상관 관계가 있다는 이론을 냈다. 버두치는 만 25세 이하 투수 가운데 전년도 시즌에 비해 30이닝 이상을 더 던지면 부상 확률이 크다고 주장했다. 2005년부터 2010년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버두치가 꼽은 대상자 가운데 84%가 버두치의 주장대로 이듬해 부상 또는 부진에 시달렸다. 2016년 버두치 리스트에 올랐던 신더가드는 2016년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는 등 더 많이, 더 잘 던졌으나 올 시즌 팔꿈치에 탈이 났다. 5경기에 27⅓이닝 투구에 그치고 있다.

KBO 리그에서도 이닝을 급격하게 늘렸다가 미끄러진 젊은 투수들의 사례가 적지 않다. 조정훈이 대표적이다. 만 23세였던 2008년에 80이닝을 던졌다가 2009년 무려 182⅓이닝을 소화한 조정훈은 2010년 시즌이 끝나고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만 23세였던 2013년 60⅔이닝에서 2014년 153이닝으로 많이 던진 이태양은 2015년 25세의 나이에 팔꿈치 수술대에 올랐다. 이밖에 권혁, 금민철 등이 버두치 이론대로 수술대에 오른 선수들이다.

지난해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중국 대표로 출전하는 등 kt 주축 투수로 떠오른 주권은 올 시즌 지독한 부진에 애를 먹고 있다. 5선발로 시즌을 출발했지만 현재 2승 4패에 그치고 있다. 평균자책점이 지난 시즌 5.10에서 올 시즌 7.69로 크게 증가했다.

주권은 올 시즌 이른바 'KBO판 버두치 리스트'에 오른 투수 가운데 대표격이다. 만 19세였던 2015년 데뷔 시즌에 퓨처스리그와 1군을 포함해 89⅓이닝을 던졌는데, 지난해엔 무려 134이닝을 책임졌다. 주권 외에도 장현식, 박진형, 정주현 등도 버두치 리스트에 올라 있다.

투수 출신인 김진욱 kt 감독은 "(주)권이의 부진 원인을 버두치 효과에서 찾을 수 있다. 올 시즌 구위가 지난해와 많이 다르다. 지난해 급격한 이닝 증가가 원인"이라고 밝혔다.

버두치 리스트에 따르면 올 시즌 대상자 역시 여럿이다. 고영표와 최원태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56⅓이닝에서 올 시즌엔 16일 현재 128⅓이닝이다. 2016년 97⅓이닝을 던진 최원태는 현재 126이닝으로 30이닝을 책임졌다.

주권 사례를 겪은 김 감독은 "고영표가 한 번도 로테이션을 빠지지 않았다. 분명히 힘들만한 상황이다. 최근에 많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남은 경기에선 휴식일을 조정하거나 로테이션을 거르는 등 관리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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