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부산, 김건일 기자] 각 팀 별로 정규 시즌을 40여 경기 남겨 둔 이맘때 메이저리그에서는 팀 별로 노선이 확연히 갈라진다. 가을 야구가 가능한 팀은 총력전, 반대로 멀어진 팀은 주축 선수들을 트레이드하고 젊은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는 등 내일을 준비한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 연속 지구 꼴찌 및 100패를 기록했던 휴스턴은 지구 2위에 오른 2015년을 시작으로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10일 현재 33승 70패로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kt는 5위 넥센과 승차가 21경기로 사실상 가을 야구가 날아갔다. 그래서인지 최근 1군 선수단엔 개막전엔 없었던 선수들이 부쩍 늘었다. 개막전에 1군 선수단 평균 연령이 28세로 리그에서 가장 어렸는데, 새 선수들의 합류로 더 젋어졌다. 프로 2년째 류희운이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고, 지난 8일엔 올해 신인인 이종혁이 1군에 합류했다. 야수쪽에선 마찬가지로 올해 입단한 안치영이 1군에 왔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kt의 부름을 받은 남태혁은 1할대 타율에 허덕이고도 1군에 2달 가까이 있었다.
지난 4일 kt가 시작한 '빅또리 챌린지 투어'도 육성의 일환이다. 이는 1군 명단에 없는 선수가 일주일 동안 1군 선수단과 동행하는 프로그램으로, 참가 선수는 1군 선수들과 똑같은 훈련을 하고, 1군 현장에서 경기를 본다. 1군 경험이 없는 신인급 선수가 대상이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로 kt 유니폼을 입은 투수 이종혁과 포수 문상인이 첫 주자다.
창단하고 2년 동안 최하위에 머물렀던 kt는 올 시즌을 앞두고 김진욱 신임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두산 시절 현재와 미래를 모두 잡았던 김 감독의 소통력에 기대를 걸었다. 내부적으론 김 감독 첫 시즌엔 최하위를 면해야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래서 그룹 차원에서 대대적인 투자를 계획했다. 하지만 지난 겨울 계약 막바지 단계였던 에이스급 외국인 선수를 일본 구단에 빼앗겼고, 동시에 그룹 경영진 문제로 FA 시장에서 소극적이 됐다. 그 결과가 현재 성적이다.
그래도 김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성장하는 게 보인다"고 어깨를 폈다. 여전히 미래에 초점을 둔다. "우리가 올 시즌 탈꼴찌를 목표로 했는데, 실패한다고 해서 다음 시즌도 같은 목표를 세우면 발전하지 못한다. 올해 탈꼴찌가 목표라면 내년엔 올 시즌에 성장한 선수들을 주축으로 5강 진입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성적에 손을 놓을 수는 없는 처지다. kt는 내부적으론 3년 연속 최하위 굴욕을 막아야 한다는 분위기다. 9위 한화와 8위 삼성을 주시하는 이유다. 게다가 남은 41경기에서 30번 지면 KBO 역대 최초로 단일 시즌 100패 멍에를 쓴다. kt 선수단은 "100패는 무조건 피해야 한다"는 자세다.
그래서 가을 야구는 멀어졌는데 외려 더 긴박해졌다. 최근 kt는 정성곤 류희운 등 젊은 선발투수들이 흔들리면 빠르게 교체한다.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5회까지 맡겼던 시즌 초반과는 다르다. 이기고 있을 땐 심재민 등 기존에 항상 나왔던 선수들이 주로 등장한다. 9일 부산에서 롯데와 대결에선 7회 6-5로 역전에 성공하자 마무리 투수 김재윤을 7회 수비에 올렸다. 김재윤의 7회 등판은 올 시즌 처음이었다. 결과마저 나빴다. 김재윤의 8회 블론 세이브로 kt는 6-7로 역전패했다.
김 감독은 후반기를 앞두고 성적 상승을 위해 세이브 상황이 적고 불펜이 약한 팀 사정상 김재윤을 길게 쓰겠다고 선언했다. 지난달 29일 이후 5경기에서 3차례나 8회에 등판했다. 필승조 심재민은 지난주와 이번주 3일 연투를 했다.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던지고 8일 경기에서 무려 공 38개를 던졌다. 마치 5강을 위해 순위 싸움을 하듯 마운드 운용에 총력전이다.
한 팀 감독은 김재윤을 조기에 쓰기로 한 kt의 결정을 두고 "이해가 되지만 위험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내일을 위래선 현재를 관리하고 젊은 선수들이 1군에서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는데 성적을 외면할 수 없는 현재 시점에선 어려운 결정이다. 이도저도 하기 어려운 kt의 안타까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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