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호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창과 방패의 대결로 주목을 받았다. 전반은 '창' FC서울의 것이었다면, 후반은 '방패' 울산 현대의 것이었다. FC서울 황선홍 감독이 "두 팀 다 결과적으로 소득이 없었다. 어떤 팀이 이겨도 합당한 결과"라고 말한 이유다. 

FC서울은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시즌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7라운드 울산 현대와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서울은 이번 맞대결 승리로 2위 다툼에 뛰어들려고 했다. 울산을 잡는다면 승점 차이를 3점으로 좁힐 수 있었다. 울산의 강한 수비를 맞는 서울의 대책은 서울다운 공격 축구를 가다듬는 것이었다. 황선홍 감독은 울산전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변화를 크게 준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 조직적으로 다져가는 중이기 때문에 그 틀 안에서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극단적인 변화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다운 공격 축구는 전반전에 진면목을 드러냈다. 득점 찬스에서 집중력을 발휘했다면 더욱 쉽게 경기를 풀 수도 있었다. 울산을 상대로 리드를 잡는다면, 수비 배후를 노려 공격을 풀 수도 있었다. 전북 현대가 지난달 울산전에서 4-0 승리를 거둔 것도 같은 방식이었다. 서울의 뛰어난 전반전을 만든 공격 전술은 어땠을까.

황 감독의 전술적 선택은 이상호의 중앙 기용이었다. 이상호는 측면과 중앙 모두에서 능숙하게 활약할 수 있다. 그는 밀집 수비를 펼치는 팀을 상대로 종종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한다. 활발하게 수비 사이를 누비며 공간을 만들었다. 황 감독은 "수비 형태를 무너뜨릴 수 있다. 고요한과 이상호가 상대를 현혹시킬 것"이라면서 이상호를 중앙에 기용한 이유를 밝혔다.

최전방의 데얀, 오른쪽 측면에 배치된 윤일록의 움직임을 활용해 공격을 전개했다. 데얀은 후방으로 자주 내려와 공격 전개에 도움을 주고, 윤일록은 공을 잡은 뒤 측면에서 중앙으로 치고 드는 움직임이 장점인 선수다. 이상호는 데얀과 윤일록의 움직임을 활용해 여러 차례 울산의 공격을 흔들었다.


전반 16분 이상호가 완벽한 득점 찬스를 잡았다. 이규로의 긴 패스가 연결되자 데얀이 왼쪽 측면으로 빠져나오며 공을 컨트롤했고 2선의 이상호가 침투하면서 페널티박스 안까지 침투했다. 데얀의 절묘한 패스가 이어지면서 골키퍼와 1대1로 맞섰지만 마무리가 조금 부족했다.

전반 24분엔 측면에서 연계 플레이를 펼쳤다. 윤일록이 공을 컨트롤하면서 수비를 등지자, 이상호가 바깥으로 돌아나갔다. 윤일록이 이상호와 2대1 패스로 오른쪽 측면을 허물었다. 윤일록이 완벽한 크로스를 올렸지만 데얀의 헤딩 마무리가 조금 부정확했다.

윤일록과 찰떡궁합을 뽐냈다. 전반 40분에도 윤일록이 측면으로 빠지면서 이명재를 끌고 측면으로 나오자, 이상호가 측면으로 빠져나갔다. 이상호가 페널티박스까지 침투한 뒤 컷백 패스를 시도했지만 리차드가 한 발 먼저 끊어내면서 득점과 연결되진 않았다.

서울은 전반에만 11개의 슛을 시도하면서 활발하게 움직였다. 

그러나 후반전은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울산이 수비 조직을 가다듬으면서 대인 마크를 강화했고, 서울의 공격진들도 체력이 떨어지면서 공격도 무뎌졌다. 서울이 후반에 기록한 슛은 2개였다. 

절반의 성공이었다. 그러나 서울에겐 의미가 있는 전반전이었다. 서울은 이번 시즌 밀집 수비를 펴는 팀에게 약했다. 상대의 수비를 깨려다 되려 밸런스가 깨져 역습에 무너지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최전방을 비롯한 2선의 활발한 스위칭 플레이는 밀집 수비를 깨는 좋은 방책이 될 수 있다. 이상호는 중앙에서 서울의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을 적임자다. 서울이 남은 11개 라운드에서 순위 상승을 위한 실마리가 될 수 있다.

[영상] [K리그] 서울의 연계 플레이, 이상호의 존재감 ⓒ스포티비뉴스 이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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