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태용호가 소집훈련 이틀째를 마쳤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파주, 조형애 기자] 주어진 시간은 딱 열흘 뿐이다. 그동안 이란을 꺾을 방도를 찾아야 한다. 한국 축구대표팀에 4연패를 안기며 '동아시아 맹주' 자존심에 생채기를 낸 그 팀을 상대로 말이다.

신태용 감독은 조기 소집 카드를 써 조직력을 탄탄히 하려는 구상을 가지고 있다. 1기 신태용호는 21일부터 경기도 파주시 축구대표팀트레이팅센터(NFC)에서 열흘 간의 소집 훈련에 들어갔다. K리그 소속 11명에 중국슈퍼리그, 카타르리그에서 뛰는 선수들까지 총 16명이 일찍 태극마크를 달았다.

불과 몇달 전까지 U-20 대표 팀을 지휘했던 신 감독. 지시 사항을 쏙쏙 흡수하는 A대표 실력에 한 결 속이 편안해 보였다. 선수단 분위기도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했다. 하지만 부쩍 강도가 높아진 2일차 훈련 속, 신태용호의 고민도 엿볼 수 있었다.


스리백이냐, 포백이냐…2일차 훈련에는 포백 우선 실험

지난 14일 신태용호 1기 26인 명단이 발표됐을 때 이미 폭 넓은 전술 운용은 점쳐졌다. 신 감독이 한 대회를 치르면서도 여러 포메이션으로 상대에 대응하는 면모를 보여준 만큼,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다.

아무래도 관심이 모인 건 수비 대형이었다. 올시즌 수원 삼성에서 왼쪽 윙백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민우를 비롯해 고요한, 최철순까지 스리백에서 유용한 선수들이 대거 발탁되며 스리백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먼저 실험한 건 포백이었다.

▲ 신태용 감독, 모든 것을 비밀에 부쳤다. ⓒ곽혜미 기자

훈련 막바지에 접어들자 신태용 감독은 경기장을 반쪽만 쓰며 공수 훈련을 펼쳤다. 사실상 대부분이 소집된 수비진은 포백 대형을 구성했다. 먼저 김민우-권경원-김주영-고요한이 호흡을 맞췄고, 이후에는 김민우-김기희-김민재-최철순이 포백을 형성해 훈련에 임했다.

신태용 감독은 훈련 전 포메이션에 대해 극도로 언급을 자제했다. 포백을 먼저 실험했지만, 애초에 선수단 구성에서도 엿볼수 있듯 여전히 스리백 카드가 유효한 상태다.


'뛸 수 없는' 기성용…공백 메울 수비형 미드필더는 누구

​기성용은 1기 신태용호와 '마음만' 함께한다. 무릎 부상을 회복하고 있는 그는 예상보다 회복이 빠르나 경기에는 나설 수 없는 상황으로, 대표 팀에 합류해 정신적 지주 임무를 맡을 예정이다.

대표 팀 중원에서 중심을 잡아 준 기성용의 공백을 메울 선수는 당연히 고민이 될 수 밖에 없을 터. 훈련에서도 여러 선수들이 번갈아 실험대에 올랐다. 이 역시 막바지 공수 훈련에서 베일이 살짝 벗겨졌다. 포백 앞에 서 공격 차단에 힘쓴 이는 권경원, 김기희, 정우영 등 이었다. 선수들은 둘씩 짝을 이뤄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었다.

하지만 아직 기성용의 잠재적 대체자로 꼽히는 장현수가 합류하기 전이기 때문에 이 역시 신태용호에 숙제로 남아 있다. 또한 최근 리그 경기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활약한 구자철까지 있어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 수비 안정이 우선이지만, 결국엔 공격수가 골 침묵을 깨야 이긴다. ⓒ곽혜미 기자

이기려면 결국 필요한 건 '한 방'…결정력을 가다듬는 방법은

'이기는 축구'를 강조하며 수비를 연신 강조했지만 축구는 결국엔 골을 넣어야 이기는 게임이다. 2012년 10월,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패배를 시작으로 한국은 이란에 내리 4연패를 당했다. 스코어는 공교롭게도 모두 같다. 0-1 패다. 4경기 동안 1골도 내지 못했다는 소리다.​

득점을 위해 공격진들의 발 맞추기가 꽤 이뤄졌다. 수비진들이 따로 훈련을 하는 사이 이동국, 이재성, 김신욱, 이근호, 염기훈, 남태희는 센터서클부터 짧은 패스로 문전을 야금야금 파고드는 훈련을 이어갔다. 완벽한 장면은 간간히 나왔다. 과정은 꽤 좋았지만 골대를 빗겨가거나 골키퍼 선방에 막히기 일쑤였다.

사실상 첫 훈련이고 공격진에서 가장 기대를 모으는 손흥민, 황희찬 등이 합류하지 않았지만 결정력에 대한 고민은 가지고 가야할 신태용호다.


[러시아 월드컵 최종 예선 9·10차전 출전 선수 명단]

GK: 김승규(빗셀 고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조현우(대구 FC)

DF: *김기희(상하이 선화) *김주영(허베이 화샤)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김민재(전북 현대) *김민우(수원 삼성) *고요한(FC 서울) *최철순(전북 현대) *김진수(전북 현대)

MF: *정우영(충칭 당다이) 장현수(FC도쿄) 기성용(스완지 시티) *권경원(텐진 취안젠) 손흥민(토트넘) *염기훈(수원 삼성) *이재성(전북 현대) 김보경(가시와 레이솔) *남태희(알두하일 SC) 구자철(FC 아우크스부르크) *이근호(강원FC) 권창훈(디종FCO)

FW: *이동국(전북 현대) 황희찬(잘츠부르크) *김신욱(전북 현대)

※ 별(*) 표시 있는 선수는 조기 소집 훈련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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