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파주,취재 한준 기자·영상 배정호 기자] 훈련은 실전처럼, 실전은 훈련처럼. 경기를 잘 준비하기 위한 정답처럼 통용되는 말이다. 실제 경기는 연습처럼 부담 없이 하고, 연습 때는 실전처럼 긴장감을 갖고 해야 최고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지난 이틀간 신태용 감독이 지휘한 축구 국가 대표 팀은 이틀 훈련 GPS 확인 결과 ‘과부하’  진단이 나올 정도로 열심히 훈련했다."선수들이 새 감독이 와서 오버워크 했다. 2연전을 꼭 이기겠다는 의욕이 대단하다"는 신 감독은 소집 3일째인 23일 저녁 실외 훈련 없이 파주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본관 4층 실내 트레이닝실에서 근력 운동과 근육 회복 운동 등으로 선수들에게 휴식을 줬다. 신 감독은 “오늘(23일)은 비디오 미팅도 안했다. 머리도 과부하가 걸리면 안된다”고 했다.

그럼에도 이날 남다른 의욕을 보인 선수가 있다. 22일 저녁 상하이 상강과 광저우 헝다의 2017 년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8강 1차전을 치르고 추가 합류한 수비수 김영권(27, 광저우 헝다)이다. 상하이에 4골을 내주며 완패한 뒤 합류한 김영권은 기자회견에서 지쳐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동 피로 때문인가, 어제(22일) 크게 져서 그런가" 묻자 웃으면서 “둘 다 힘들다”고 했다.

김영권은 "어제 패배는 지난 일"이라며 대표 팀 훈련에 대한 의욕을 말했다. “어제는 살짝 영혼이 나갔다. 멘탈은 하루면 돌아온다. 내일은 잘 잡고 하겠다.” 

김영권은 최근 중국 슈퍼리그에 진출한 선수들이 아시아 쿼터 폐지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이 때문에 경기력이 떨어져 대표 팀에서 부진하며 생긴 ‘중국화 논란’을 실력으로 일축하겠다고 했다. 신 감독은 "네 골 X먹느라고 고생했다"고 농담하며 김영권의 부담을 덜어 주고자 했다. 22일 경기에 대해서 "안 봤다. 이란 경기 분석하기도 바쁜데"라며 웃었다. 김영권은 소집해서 직접 훈련하며 파악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했다. 


“중국화 논란은 선수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잘할 때도 있고 못할 때가 있는데 그동안 못한 게 많았다. 잘할 때가 더 많게 해서 중국화가 답이라는 말이 나오게 하겠다. 내가 전 경기를 나간 건 아니지만 경기력을 계속 유지했다. ACL 경기까지 하고 왔다. 컨디션은 100% 올라왔다. 이란, 우즈베키스탄전에 맞춰서 계속 준비했다.”

1년 만에 대표 팀에 돌아온 김영권은 “밖에서도 이 팀의 일원이라고 생각하고 응원하며 봤다. 안타까웠다”고 했다. 표정도 말투도 힘이 들어가 있었다. 으레 던지는 수사가 아니었다. 김영권은 이란과 첫 번째 중대 일전을 준비하는 자세에서 그의 각오가 얼마나 단단한지 보여 줬다.

“이동국과 염기훈 선배가 이란 선수라고 생각하고, 봐 주지 않고 막겠다.” 

이 점에 대해선 수비수 권경원(25, 톈진 취안젠)도 "모든 선수들이 간절하기 때문에, 가진 능력의 120%로 준비하고 있다. 훈련을 하다 보면 거칠어질 수도 있는데,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 긍정적으로 본다"고 했다. 훈련장 열기가 아주 뜨겁다. 그래서 이날 실내 훈련으로 조금 식혔다. 신 감독은 "오늘은 '쿨 다운'을 좀 해 줬다"고 했다.

김영권은 4년 전 이란과 경기에서 뼈아픈 실수의 기억을 잊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어떤 핑계도 없이 이기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그 실수가 4년 전에 나와서 다행이다. 이번엔 안 나오게 해야 한다. 반대로 이란 선수가 실수하게 해서 이겨야 한다. 사실 이란은 까다로운 팀이다. 좋은 선수가 있는, 좋은 팀이다. 그동안 이란을 만나 비기고 진 일이 많았다. 이제는 이길 때라고 생각한다. 최종 예선은 월드컵 진출이 걸려 있어 선수들 부담감이 컸던 거 같다. 경험으로도 그렇고, 잘 안풀렸고, 경기력이 안 나왔다. 이제 월드컵에 나가는 것을 결정할 시점이다. 부담감을 버리고, 이겨야 한다. 이제 마지막이다. 더 이상 부담감 때문이라는 핑계는 댈 수 없다.” 

[영상] [러시아 WC] 4실점 했던 김영권신태용 감독의 한마디에 번쩍  ⓒ스포티비뉴스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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