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파주, 배정호 기자] 이른 아침부터 억수같이 비가 쏟아졌다. 휴대전화 메시지 음이 울렸다. 대한축구협회에서 보낸 메시지였다. 


“금일 A대표 팀 실외 훈련은 실시하지 않음” 


신태용호의 첫 실내 훈련이었다. 오전에 휴식을 푹 취한 선수들은 18시30분이 되자 웨이트장으로 집합했다.

이날 인터뷰는 권경원과 중국에서 경기를 마치고 바로 합류한 김영권이 했다.  국가대표 첫 발탁에도 권경원은 노련하게 취재진 질문에 답했다. 재치있게 때로는 솔직하게 자기 생각을 표현했다. 

Q. 이동국 선수를 많이 따라다니던데? 

A. 전북에서부터 많이 따라다녀서 대표팀에 와서도 많이 따라다니고 있다. 중국에서 뛰더니 중국화가 됐다고 놀리더라. 머리 스타일부터 중국화 된 것 같다고...

신태용 감독의 첫인상을 묻는 말에 그는 “한국에선 감독님에 대한 존재가 항상 무서운 줄 만 알았다. 신태용 감독은 절대 그렇지 않다. 편안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1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김영권이 마이크 앞에 섰다. 날카로운 질문이 쏟아졌다. 

Q. 대표팀 수비진이 중국에서 뛰는 선수들로 인해 약해진 것 같다. 생각은? 

A. 팀의 일원으로 지켜봤는데 마음이 아팠다. 중국화 논란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실력으로 경기장 안에서 보여줘야 한다. 중국화가 답이라는 말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 

김영권은 4년 전 이란전에서 범한 참담한 실수에 대해서도 깊이 반성했다. 그는 “4년 전에 나와서 다행이다. 이번 이란전에선 실수하지 않겠다. 이란 선수들이 이번엔 실수하도록 유도하겠다”고 설명했다. 

웨이트장에서 10분 동안 대표팀의 훈련이 공개됐다. 신태용 감독은 선수들에게 “똑바로! 실전같이, 집중하자”며 선수들을 다그쳤다. 한치의 흐트럼도 보이지 않았다. 

김신욱은 전북 현대 동생들인 김민재와 김진수를 향해 “카메라가 많으니까 이럴 때 더 열심히 해야 한다. 한번 나가서 시범을 보여봐”라며 웃었다. 

이동국과 염기훈은 누구보다 진지했다. 특히 이동국은 동작 하나하나에 온 힘을 기울였다. 

10분 동안 진행된 공개 훈련 뒤 신태용 감독이 카메라 앞에 섰다. 

Q. 이란이 조기 입국한다고 한다. 이에 대한 생각은?

A. 이란이 하는 부분에 대해선 뭐라고 할 수가 없다. 우리꺼만 준비 잘하겠다. 

외부 요인에 신경쓰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그는 이란에 대해 “많은 사람이 대부분 이란을 중동이라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란은 페르시아 특유의 힘과 스피드를 갖춘 유럽에 가까운 팀이다. 준비를 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취재진의 집요하고 다양한 질문에도 신태용 감독은 피하지 않았다. 

Q. 감독님! 이란을 넘을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셨는지요?

A. 90분 휘슬이 불때까지... 

여기까지만 하더라도 '죽을 힘을 다해' '최선을 다해'라는 말이 예상됐다. 하지만 잠시 뜸을 드린 뒤 신태용 감독이 웃으며 이야기했다. 

"참자..."

"속으로는 '공격'을 크게 외치고 싶을 거다. 하지만 전반에 1골 먹거나 추가 시간에 한 골을 먹거나, 0-1 로 지는 건 마찬가지다. 우리가 가진 평정심을 유지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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