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공략 세미나에서 풀백 공격 위협을 설명하는 신문선 교수 ⓒ한준 기자


[스포티비뉴스=남가좌동, 한준 기자] 이란은 공이 아니라 경기를 지배하고자 한다. 공을 쥐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발생할 수 있는 실수 가능성을 낮추고 직선적인 축구로 8연속 무실점 행진을 달렸다. A조 최고 적수로 꼽힌 한국과 경기에선 선수비 후속공의 방향성을 더 강화했다.

신문선 축구연구소를 운영 중인 신문선(57) 명지대 기록정보과학대학원 교수는 25일 명지대학교에서 진행한 ‘이란 공략’ 세미나에서 이란전 대비법을 연구, 발표했다. 이란의 공격은 센터백에서 시작되지만, 중원을 거치지 않고 롱볼을 시도하는 비율이 높다. 우즈베키스탄과 직전 8차전 경기에서 총 48회의 패스가 전방으로 이어졌는데, 이중 50%에 해당하는 24회가 롱패스였다. 이 롱패스는 두 명의 센터백(푸라리간지, 호세이니)과 수비형 미드필더 에자톨라히가 전담했다. 

신 교수는 “뒤에 서는 선수의 롱패스가 많아 패스의 동선이 크다. 우리는 김신욱을 통한 롱볼, 하이볼에 비판적인데 이란은 이런 전략으로 효과를 보고 있다”고 했다. 이 배경에 패스 실패 후 세컨드 볼 소유 시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이란이 무서운 이유는 프레싱, 전박 압박이 강한 게 장점”이라고 했다.

롱볼, 하이볼은 정확성이 떨어지지만, 직접 배달이 되지 않았을 때 볼 주위로 강하게 달려들어 공을 확보한 뒤 재차 공격으로 이어간다. 상대 지역 높은 곳에서 공을 다시 찾으면 제한된 숫자, 이란이 주로 공격진 3인을 한 쌍으로 전개하는 역습 공격이 효과적으로 펼쳐질 수 있다. “이란은 세컨드 볼 소유력이 높고, 한국이 1차전에서 실점한 상황도 이란 압박의 힘에 당했다.”

이란과 두 번째 만남의 쟁점은 세컨드 볼 경쟁 우위다. 이란의 롱패스 시도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오히려 역습 공격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이란이 수세적으로 나서 한국의 역습이 통하지 않더라도, 이란의 주요 공격 루트인 역습을 무력화해 분위기를 가져와야 한다.

중원 지역을 롱패스로 통과하고, 공격 지역에서 수적 우위를 확보하려면, 풀백이 윙어 지역으로 전진하는 가담이 필요하다. 신 교수는 이란의 두 번째 강점으로 풀백을 꼽았다. “좌우 풀백(밀라드 모하마디, 라민 레자이안)의 오버래핑이 대단히 왕성하다. 우즈벡전을 보면 팀 전체 볼 터치의 26%(143회)를 풀백이 기록했다. 최종예선 8경기에서 두 선수가 평균 7회의 크로스를 했다. 이게 상대 수비에 굉장히 부담을 준다. 특히 라이트백 레자이안은 경기당 크로스가 4.26회에 달한다.”

이란의 견고한 풀백은 한국의 측면 공격을 제어하고, 역습 상황에 전진해 얼리 크로스와 오버래핑으로 한국 문전을 직접 습격했다. 측면에서 주도권을 잡아야 상대 풀백의 전진을 제어하고, 상대 측면 공격도 밀려 내려가게 할 수 있다. 신 교수는 “우리의 측면 공격수가 공격 가담을 적게 하거나, 우리 풀백이 역습에 잘 대처하고, 중앙 미드필더의 커버 플레이가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세컨드 볼 싸움과 더불어 측면 공격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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