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전 넘버스 ⓒ김종래 디자이너

[스포티비뉴스=글 한준 기자, 그래픽 김종래 디자이너] 한일전의 열기가 조금은 시들해진 사이, 한국 축구의 숙적은 서아시아의 맹주 이란이 됐다. 아시아에서 누구도 이루지 못한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총 9회), 준결승 진출의 업적을 갖고 있는 한국은, 이란과 역대 전적에서 열세다. 29전 9승 7무 13패. 두 자릿수 승리를 채우지 못했다.

이란은 언제나 쉽지 않은 상대였지만,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수석코치 출신이자, 레알마드리드와 포르투갈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던 ‘명장’ 카를루스 케이로스 감독이 부임하고부터는 절대 열세다. 최근 4연패 중인데, 내리 0-1 패배다. 영패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이란전은 늘 비등했다. 최근 4경기에서 내준 실점은 단 4골이지만, 역대 29경기에서 내준 골은 32골이다. 1996년 AFC아시안컵에서 당한 2-6 참패가 이란의 득점 기록을 높여놨다. 한국은 대량 득점 승리의 기억이 별로 없다. 이란을 상대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의 기록이 ‘2골’로, 무려 7명이 나눠 갖고 있는 기록이다. 

이번 이란전에는 이 기록을 경신하고자 하는 선수가 출격한다. 2000년과 2004년 아시안컵 이란전에 득점했던 이동국이다. 이동국은 역대 이란전 2득점으로 이란전 최다골 공동 1위다. 대표팀의 나머지 선수들 중에는 이란전에 골맛을 본 선수가 없다. 지휘봉을 잡은 신태용 감독이 이란의 골망을 흔든 적이 있는데, 1996년 아시안컵 2-6 참패 당시의 기록이라 유쾌한 기억은 아니다. 

▲ 이동국 ⓒ대한축구협회

#경험 혹은 패기: 골도 넣어 본 사람이 잘 넣을까?

이란의 경우 최근 8번의 한국전에서 4명이 득점했다. 2골씩 기록한 사르다르 아즈문, 마수드 쇼자에이, 자바드 네쿠남은 모두 뛸 수 없다. 아즈문은 경고 누적, 쇼자에이는 대표팀 제외, 네쿠남은 은퇴 이후 대표팀 코치가 됐다. 

이동국이 이번 이란전의 득점 경험자라면, 이란에서는 레자 구차네자드가 한국전 득점 경험이 있다. 울산에서 케이로스 감독에게 당한 '주먹 감자 쇼크' 당시 결승골을 넣은 주인공이다. 현재 소집된 이란 대표팀의 A매치 최다 득점 기록은 아즈문(19골)이 갖고 있는데, 한국전으로 한정하면 아즈문이 뛸 수 없어 구차네자드(17골)다. 한국전 원톱 출격이 유력한 구차네자드의 발 끝을 조심해야 한다.

이란은 선진 축구와 접점이 많다. 엔트리에 10명이 유럽파다. 러시아, 네덜란드, 벨기에, 그리스, 스웨덴 등 5개 리그에서 뛰고 있다. 데자가는 지난시즌까지 독일에서 뛰었다. 이란의 강점인 수비 라인은 최고령(만 35세)이자 A매치 최다 출전 경험(109경기)을 갖고 있는 잘랄 호세이니가 이끈다. 호세이니는 타레미, 아미리, 안사리, 베이란반드 등 페르세폴리스에서 함께 뛰는 선수들과 이란의 척추 라인을 구성하고 있다.

이미 본선 진출을 확정한 이란은 이번 경기에 만 20세(1997년 4월 9일생) 미드필더 오미드 누라프칸을 소집했다. 이란 명문클럽 에스테그랄 소속의 누라프칸은 이란 연령별 대표를 두루 거친 선수로, 본래 공격수 출신이나 빌드업 미드필더로 전향해 주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필리프 람을 롤 모델로 삼는 누라프칸은 안드라닉 테이무리안과 쇼자에이가 빠진 이란 중원의 새로운 주인공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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