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당시 최순호 현 포항 스틸러스 감독(오른쪽)이 태클을 시도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한국의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 여정이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바뀐 조 추첨 방식에 따르면 한국이 늘 고전했던 유럽 2팀, 남미 1팀과 같은 조에 속할 가능성이 크다.

국제축구연맹(FIFA) 경기조직위원회는 15일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본선 32강 조 추첨 방식을 확정했다. FIFA랭킹과 연계해 포트를 배정한다. 개최국과 FIFA랭킹 1-7순위가 1번 포트에, 8-15순위가 2번 포트, 16-23순위가 3번 포트, 24-31순위가 4번 포트로 간다. 단, 유럽 지역 팀들을 제외하면 같은 지역의 팀이 한 조에 포함될 수는 없다.

오는 12월 1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조 추첨을 진행한다. 기준 순위는 10월에 발표될 FIFA 랭킹이 기준이다. 한국은 9월 현재 FIFA랭킹 51위에 올라 있다. 조 추첨까지 시간은 있지만 당장 순위를 높여 23순위 안까지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국이 4번 포트에 속하는 것은 사실상 확정이다.

4번 포트엔 한국을 비롯해 사우디 아라비아, 일본과 북중미 지역의 1~2개 팀, 아프리카 팀 3개, 아시아-북중미 플레이오프를 거쳐 출전할 팀이 속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으로선 부담이 덜한 상대들과 대거 같은 포트에 속하게 됐다. 남은 상대들이 더 어렵다는 뜻이다.

이번 변경된 방식에 따르면 한국은 유럽 2팀, 남미 1팀과 같은 조에 속할 가능성이 커졌다. 멕시코를 제외하면 FIFA랭킹 1-20위는 모두 유럽과 남미의 강호들이 자리하고 있다. 1,2번 포트에서 남미 팀이 뽑힐 경우, 3번 포트에 있는 유럽 팀들이 합류할 가능성이 있다. 유럽 지역 예선 D조 1위 세르비아(32위), A조 2위 스웨덴(23위), H조 2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36위) 등이 3포트에 속할 가능성이 있다.

세계 축구를 주도하는 것은 유럽과 남미다. 한국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1994년 미국 월드컵까지 모두 2개 유럽 팀과 1개 남미 팀과 같은 조에 속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한 번도 승리하지 못하고 벽을 실감해야 했다. 1998년에도 남미 팀 대신 멕시코가 들어왔을 뿐 비슷하다. 최근 부진한 경기력 논란 속에 조 편성마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2팀과 남미 1팀은 한국엔 곧 '악몽'이었다. 이번 대회에도 가시밭길을 갈 가능성이 커졌다.

▲ 강호들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힘들었다. 극적인 무승부의 기쁨을 나누는 서정원 수원 삼성 감독(아래)과 황선홍 FC서울 감독(위).

◆ 1986년 멕시코 월드컵 - 아르헨티나, 불가리아, 이탈리아, 1무 2패 4득점 7실점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선 1무 2패로 탈락했다. 첫 판에 만난 팀은 대회 우승 팀인 아르헨티나였다. 1-3으로 완패했지만 박창선의 월드컵 첫 득점에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이어지는 불가리아전에서 1-1 무승부, 이탈리아전에서 2-3 패배로 대회를 마감했다.

◆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 벨기에, 스페인, 우루과이, 3패 1득점 6실점

1990년 월드컵도 힘들긴 마찬가지였다. 벨기에와 첫 판에서 0-2로, 이어진 스페인전에서도 1-3으로 패배했다. 3차전마저 우루과이에 0-1로 패하면서 승점을 단 1점도 올리지 못하고 탈락하는 대회가 됐다.

◆ 1994년 미국 월드컵 - 스페인, 볼리비아, 독일, 2무 1패 4득점 5실점

1994년 미국 월드컵은 선전한 대회로 기억된다. 첫 경기에서 후반 40분 홍명보, 후반 45분 서정원의 골로 극적인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2차전 볼리비아전에선 경기를 잘 풀고도 득점에 실패해 비겼다. 3차전에선 강호 독일을 만나 전반전 0-3으로 뒤지다가 황선홍, 홍명보의 득점으로 추격하며 2-3으로 아깝게 패했다. 24개국이 참가한 대회라 조 3위 가운데 16강 진출 팀이 나왔지만, 16강 진출하기엔 승점 2점은 부족했다. 유럽 2팀, 남미 1팀의 벽은 여전히 넘지 못했다.

◆ 1998년 프랑스 월드컵 - 멕시코, 네덜란드, 벨기에, 1무 2패 2득점 9실점

1998년 대회도 어려웠다. 한국은 멕시코전에서 필승을 다짐했지만 1-3으로 완패하고 말았다. 하석주가 전반 27분 선제골을 넣었지만 전반 종료 전 퇴장 당하면서 고전했다. 네덜란드에 충격적인 0-5 패배를 당한 뒤, 벨기에전에서 투혼의 1-1 무승부를 만들며 대회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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