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조국 ⓒ강원FC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조태룡 강원FC 대표이사는 “시간에 쫓기듯이 감독을 선임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최윤겸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사퇴한 이후 박효진 감독대행 체제로 치른 3경기 성적은 1승 1무 1패. 최 감독이 떠난 첫 경기에서 수원삼성에 3-2 승리를 거뒀고, 1패는 ‘선두’ 전북현대와 원정 경기서 당한 3-4 석패다. 

16일 전남드래곤즈와 홈 경기는 아슬아슬했다. 후반 2분 토미, 후반 13분 자일에게 두 골을 내주며 패색이 짙었다. 연패에 빠진다면 상위 스플릿 그룹A 진입권 유지도 어려워진다. 그룹B로 내려가면 강원의 목표이 AFC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확보가 무산되고, 클래식 잔류가 현실적 목표가 된다. ACL급 선수단을 구축한 투자가 무색해진다.

강원은 부상에서 ‘에이스’ 이근호(32)와 부상에서 돌아온 베테랑 공격수 정조국(34)의 힘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후반 11분 정조국이 교체로 들어가며 반전이 시작됐다.

후반 17분 정조국의 슈팅이 골키퍼를 맞고 흐른 것을 이근호가 밀어 넣어 동점골이 됐다. 추격골을 간접적으로 도운 정조국은 후반 24분 이근호의 크로스 패스를 헤딩골러 연결했다. 직접 동점골로 포인트를 올렸다. 마지막으로 이근호가 후반 39분 역전골까지 넣어 스코어를 3-2로 만들었다. 디에고의 슈팅이 골키퍼 선방에 막혀 나온 것을 헤딩으로 넣었다.

강원은 후반 추가 시간 허용준에 다시 동점골을 내줘 승리를 놓쳤다. 하지만 시즌 초 구축한 공격 스리톱 디에고-정조국-이근호가 힘을 내자 이길 수 있는 경기력을 보였다. 정조국이 컨디션을 끌어올려 전반전부터 뛸 수 있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정조국은 지난 2016시즌 광주FC에서 20골을 기록해 K리그클래식 득점왕과 MVP를 석권했다. 올시즌 강원으로 이적한 뒤 부상이 잦아 힘을 쓰지 못했다. 경기에 나설 때는 확실한 존재감을 보였다. 강원이 그 동안 겪은 문제는 이근호에 대한 공격 의존도, 전방 스트라이커의 결정력 부족이었다. 정조국이 시즌 내내 꾸준히 뛰었다면 강원은 지금 더 높은 위치에 있을 수 있었다.

조 대표는 “감독 대행 체제로 성적이 안 좋았다면 급하게라도 감독을 선임했을 것”이라고 했다. 만약 전북전에 이어 전남전까지 패하고 침체 분위기로 떨어졌다면 운신의 폭이 좁아졌을 수 있다. 

강원은 최근 하마평에 오른 여러 국내 지도자와 접촉하거나 정보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물색 과정에서 보류하거나, 접촉 이후 무산된 경우가 있었다. 최근 강원은 검증된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전 무승부는 추경 예산으로 재정 문제를 해결한 강원의 또 다른 호재다. 그 중심에 정조국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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