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2004-05시즌부터 2016-17시즌까지, 무려 13년의 시간을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에서 활약한 공격수 웨인 루니에게 올드트래포드의 왕이라는 별명은 과하지 않다.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의 두 번째 황금기를 이끈 주역 가운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카를로스 테베스, 박지성이 각자의 사정으로 팀을 떠난 와중에 가장 오랫동안 맨유의 중심축 역할을 한 선수가 루니다.
루니는 13시즌 동안 맨유에서 총 559경기를 뛰며 253골을 넣었다. 프리미얼그 우승만 5차례, 2007-08시즌 UEFA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포함해 도합 16개의 우승 트로피를 맨유 진열장에 안겼다. 루니는 맨유의 기록이 아니라 역사 그 자체다. 맨유 아카데미가 직접 키운 스타들(긱스, 스콜스, 베컴) 등과 견주어도, 루니의 업적은 부족하지 않다.
하지만, 루니가 맨유 유니폼을 입은 이유는 야망 때문이었다. 머지사이드 지역에서 태어난 루니는 축구를 인지하기 시작한 시점에 이미 에버턴 팬이었고, 만 9세의 나이로 에버턴 아카데미에 들어가 축구를 배웠다. 유소년 경력 도중 에버턴의 지여 라이벌 리버풀의 입단 테스트를 받을 때도 에버턴 유니폼을 입고 갔다는 일화가 있다.
이 일화가 시사하는 점은, 그의 꿈과 야망이 일치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는 에버턴의 팬이자, 에버턴의 레전드가 되고자 하는 꿈도 있지만,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고자 하는 야망을 이루기 위해선 에버턴이 아닌 다른 팀을 선택하는 것도 가능했다. 루니는 2002년 만 16세의 나이로 에버턴에서 프로 선수로 데뷔했고, 만 17세에 잉글랜드 국가 대표가 됐다. 만 20세가 되기 전에 유로2004 대회에 출전했다.
루니는 2004년 여름 맨유로 이적했고, 그 이후로 13년의 시간이 지났다. 에버턴 출신 보다, 맨유 레전드가 더 어울리게 된 시점에, 그는 거액을 제시한 중국슈퍼리그의 제안을 뒤로 하고 고향으로 돌아갔다. 2017년 여름, 에버턴의 등번호 10번 유니폼을 입은 루니는 벌써 9번이나 치른 공식 경기에서 결정적인 2득점 1도움을 기록하며 시즌 초 에버턴의 순항을 이끌었다.
에버턴의 무패 행진은 루니의 공격 포인트가 멈추면서 끝났다. 에버턴은 첼시, 토트넘, 아탈란타를 상대로 한 프리미어리그와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무득점 3연패를 당했다. 한국 시간으로 18일 0시에 치를 맨유와 원정 경기는 맨유와 에버턴의 10번이던 루니의 올 시즌 10번째 공식 경기다. 맨유를 떠난 후, 루니가 올드트래포드의 원정 라커룸을 이용하게 되는 첫 번째 경기다.
세간의 관심은 에버턴을 떠나 맨유의 공격 병기가 된 로멜루 루카쿠와 맨유를 떠나 에버턴에서 백조의 노래를 부르는 루니의 대결로 이 경기를 압축하고 있다. 이는 루니에게 오히려 실례일 수 있다. 맨유와 에버턴의 2017-18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경기는 루니의 올드트래포드 귀환 자체만으로도 화제가 되기 충분하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도 루니의 맨유 귀환 경기를 위한 별도의 영상물을 따로 제작했다. 이 영상에는 맨유와 에버턴에서 모두 선수로 활약했던 필 네빌과, 에버턴 레전드 리온 오스만이 루니에 대해 이야기한다.
“난 루니가 대단한 환영을 받을 거라고 생각한다. 루니는 맨유 역대 최다 득점 선수이고, 믿기지 않을 만큼 많은 트로피를 클럽에 바쳤다.” (리온 오스만)
“웨인은 엄청난 동기부여를 갖고 경기할 것이다. 돌아가서 뛰는 것 자체를 즐길 것이고, 팬과 서포터, 감독들이 기억하는 훌륭한 공격수로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할 것이다.” (필 네빌)
루니는 이제 맨유의 역사가 되었고, 루카쿠는 역사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제 루니는 자신의 진짜 꿈을 위해 경기한다. 맨유와 루카쿠의 거대한 야망을 적으로 상대한다. 과연 루니가 자신의 과거와 친정의 미래를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빅매치가 많은 주말이지만, 결코 놓쳐선 안 될 경기가 17일 밤 12시, 18일 0시에 킥오프한다.
[영상] [EPL] 맨유 vs 에버튼 - 루니 리턴 투 올드 트래포드 Ⓒ스포티비뉴스 이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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