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님, 숟가락만 드시면 됩니다." 호날두에게 밥상을 차려준 베일.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형만한 동생 없다?' 레알 마드리드의 가레스 베일이 '형'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못지 않은 활약으로 부활을 알리고 있다. 비결은 간결한 플레이와 절묘한 대시 타이밍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27일(한국 시간) 독일 도르트문트 BVB스타디온에서 열린 2017-18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H조 2차전에서 3-1로 승리했다.유럽 클럽대항전 150번째 경기, 레알 마드리드에서 400번째 경기에 출전해 2골을 터뜨린 호날두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호날두에 못지 않은 활약으로 사상 첫 도르트문트 원정 승리를 이끈 이가 있으니 바로 베일이다. 레알 마드리드 합류 직후 카림 벤제마, 호날두와 함께 BBC 트리오로 불리며 레알 마드리드의 2013-14 시즌 UCL 우승을 이끌었다. 베일은 폭발적인 드리블이 장점인 선수다. 그러나 잦은 부상은 베일을 움츠러들게 했다. 연이은 부상으로 주력이 떨어지자 경기력도 떨어졌다. 경기력 저하와 함께 자신감 있는 플레이도 실종됐다.

이번 시즌엔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프리메라리가 5경기에 출전해 2골 1도움을 기록 중이고, 도르트문트전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면서 맹활약했다. 더 간결해진 공격법이 해결책이다.

현 레알 마드리드 홍보단장이자 스페인을 대표했던 공격수 에밀리오 부트라게뇨도 "베일이 환상적인 골을 넣었고, 경기 내내 위협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호날두와 베일이 전방 압박을 펼친 도르트문트의 뒤를 노려 데미지를 입혔다"고 칭찬했다.

베일은 동료의 패스를 살리면서 간결하게 움직였다. 불필요한 터치가 많지 않았고 타이밍을 맞춘 절묘한 대시로 공격을 풀었다. 선제 득점도 환상적인 '원터치' 발리슛으로 터뜨렸다. 베일이 꼭 '온 더 볼(On the ball, 공을 소유한 상태)'에서 수비를 드리블로 제쳐야 공격이 풀리는 것은 아니다. 동료와 호흡을 살리면 자신의 주력을 한껏 활용했다. 오히려 직접 드리블을 할 때보다 더 쉽게 수비를 허물 수 있다. 경기를 뒤진 채 끌려가는 도르트문트가 수비 라인을 올리자 베일의 세상이 펼쳐졌다.

베일은 후반 41분 종아리 불편을 호소하며 루카스 바스케스와 교체돼 피치를 떠났다. 그러나 경기 뒤엔 단순 경련인 것으로 밝혀졌다. 다음 경기에서도 베일의 활약을 기대해도 좋다.

[영상 00:22~01:20] 다니 카르바할이 올려준 크로스를 잡지 않고 그대로 왼발 발리 슛으로 연결했다. 의외의 슈팅 타이밍에 로만 뷔어키 골키퍼도 넋을 놓고 지켜봐야 했다. 베일은 골 냄새도 잘 맡는 선수다. 어려운 자세에서도 골대를 직접 노릴 수 있는 기술이 있다.

[영상 01:21~01:37] 루카 모드리치가 패스를 끊고 역습을 전개하자 베일이 최전방에서 수비를 흔들기 시작한다. 영상에 제대로 나오지 않지만 베일은 오른쪽으로 가는 척 속임 동작을 한 뒤 왼쪽으로 침투한다. 자신의 주력을 살린 역습이다.

[영상 01:38~02:14] 도움을 기록하는 장면이다. 토니 크로스가 공을 왼발로 컨트롤하는 순간 이미 대시를 시작한다. 주력이 빠른 편이 아닌 소크라티스 파파스타토풀로스는 이미 따라올 수 없는 상태다. 정확한 크로스는 '우리 형' 호날두가 정확하게 마무리.

[영상 02:15~02:31] 마찬가지 장면이다. 도르트문트의 전진한 수비 라인 뒤를 베일이 돌파한다. 모드리치가 공을 받는 순간 이미 대시를 시작했다. 파파스타토풀로스가 이번엔 한 발 빠르게 태클로 걷어냈다.

[영상] [UCL] '1골 1도움' 가레스 베일 활약상 ⓒ스포티비뉴스 정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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