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엄지 척' 토니 크로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레알 마드리드에 도르트문트전 승리는 최근 부진을 털 수 있는 중요한 승리였다. 지네딘 지단 감독을 비롯한 레알 마드리드 관계자 짚은 승리 원동력은 무엇일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가레스 베일이 활약할 '판'을 만든 '중원의 힘'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27일(한국 시간) 독일 도르트문트 BVB스타디온에서 열린 2017-18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H조 2차전에서 3-1로 승리했다.

전방 압박과 패스를 강조하는 페터 보슈 감독이 부임한 뒤 도르트문트는 공격적 성향이 더욱 강해졌다. UCL 조별 리그 1차전에서 토트넘에 1-3으로 패하긴 했지만 분데스리가 초반 6라운드에서 19골 맹폭격을 몰아치면서 5승 1무를 거뒀다. 

레알 마드리드의 중원은 능숙하게 압박에 대처했다. '축구 도사'라는 말이 아깝지 않은 두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와 토니 크로스는 뛰어난 기술을 겸비한 영리한 선수들이다. 한 박자 먼저 생각하고 빠르게 움직였다. 압박이 다가오기도 전에 간결한 패스를 연결하면서 공격 흐름을 살렸다. 이스코는 공을 지키는 능력이 뛰어나고, 영리한 드리블 기술로 1대1 압박을 풀 수 있는 테크니션이다. 도르트문트의 압박은 레알 마드리드를 괴롭히지 못했다. 

가레스 베일이 전반 18분 만에 환상적인 발리 슛으로 득점을 기록한 뒤 도르트문트는 계속 전진하기 시작했다. 레알 마드리드에 강력한 압박을 가했다. 홈에서 승리를 위한 선택인 동시에, 도르트문트가 최근 상승세를 만든 '장기'이기도 했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가 일단 도르트문트의 전방 압박을 풀고 나면 오히려 레알 마드리드의 장기인 역습에 좋은 상황이 됐다. 도르트문트의 넓은 수비 뒤 공간은 호날두와 베일이 좋아하는 빠른 공격에 딱 맞았다. 실제로 후반 5분 호날두의 첫 번째 득점은 크로스의 간결한 패스에서, 후반 34분 호날두의 두 번째 득점은 모드리치의 절묘한 패스에서 시작됐다.

기록에서도 나타난다. 레알 마드리드가 109.7km를 뛴 반면, 도르트문트는 116.2km를 뛰었다. 활동량에서도 도르트문트가 압도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점유율에서 46%를 기록하면서 도르트문트에 뒤졌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는 무려 16개 슛(도르트문트 14개)을 시도했고, 10개를 골대 안쪽으로 보냈다. 공격의 양에서는 밀리더라도 질에선 더 높았다. 압박을 풀어낼 때마다 좋은 찬스로 연결했다는 의미다.

현 레알 마드리드 홍보단장이자 스페인을 대표했던 공격수 에밀리오 부트라게뇨는 "도르트문트가 높은 지점부터 압박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첫 번째 압박 라인을 깨뜨렸고, 그 뒤를 호날두와 베일이 노렸다. 도르트문트에 타격을 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호날두와 베일이 3골을 합작하며 날뛸 수 있도록 만든 것이 1차적 탈압박이었다는 뜻이다.

지네딘 지단 감독 역시 "열심히 뛰었다"면서 "이스코, 모드리치, 크로스, 카세미루가 환상적이었다"며 중원의 활약을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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