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류중일 감독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요즘 말로 '삼부심'이 강한 인물이었다. 그래서 류중일 감독의 LG행은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류중일 감독은 삼성 시절 구단에 대한 애착이 매우 강했다. 농담삼아 스스로도 자신을 삼성 장기 근속자라고 표현할 만큼. 그도 그럴 것이 대구중학교와 경북고를 나와 삼성에서 프로 선수, 코치, 감독까지 지냈다. 

1987년부터 1999년까지 선수, 2000년부터 2010년까지 코치, 그리고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감독. 정확히 30년을 삼성에서 보냈다. 그만큼 LG 감독을 받아들인 건 그에게 엄청난 도전이다.

다른 의미에서도 도전이다. 삼성 감독으로 지낼 때는 2015년 정규 시즌까지 실패를 몰랐다. 2011년 취임 첫 해 통합 우승을 경험했다. 이후 2014년까지 4년 연속 정규 시즌-한국시리즈 통합 챔피언이라는 영광을 누렸다.

그러나 2015년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주력 선수들의 외국 원정 도박 가담이 발각되면서 전력의 30%를 잃었다. 결국 두산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내줬다. 지난해에는 계속된 주력 선수들의 이탈을 극복하지 못하고 9위로 시즌을 마쳤다. 부진은 감독 탓이 아니라는 동정론이 강했지만 삼성은 김한수 감독을 택했다.

현장에 대한 목마름, 그리고 선입견을 지우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류중일 감독은 그동안 '덕장' 이미지에 갇히는 것을 경계했다. 강한 전력 덕분에 쉽게 커리어를 쌓았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지장 소리도 듣고 싶다"며 다양한 작전을 구사해보겠다는 뜻을 밝힌 적도 있다.

LG는 낯선 곳이다. 삼성 시절 선수로 있던 차우찬, 손주인, 최재원 등이 있으나 비중이 높지 않다. 투수진은 어느 정도 갖춰졌지만 타자들은 이제 경험을 쌓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지난해처럼 경기 운영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LG에도, 류중일 감독에게도 이건 분명히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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