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치홍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건일 기자] 2009년 10월 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SK의 한국시리즈 7차전.

KIA가 3-5로 끌려가던 7회 앳된 얼굴의 루키의 한방이 전세를 바꿨다. 2루수 안치홍이 솔로 홈런을 터뜨려 점수 차이를 한 점으로 좁혔다. 홈런을 발판 삼아 SK를 압박한 KIA는 7회 한 점을 더 올려 동점을 만든 뒤, 9회 나지완의 홈런으로 극적인 끝내기 역전승으로 한국시리즈 패권을 거머쥐었다.

한국시리즈 최연소 홈런. 만 19살 '아기호랑이'가 날렸던 이 한 방은 안치홍에게나 KIA 팬들에게나 잊지 못할 순간이다.

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kt와 경기에서 안치홍이 뽑은 2개 홈런은 8년 전 만큼이나 값졌다.

전날 최하위 kt에 2-20으로 덜미를 잡힌 KIA는 정규 시즌을 2경기 남겨 둔 상황에서 두산에 반 경기 차이로 강하게 압박받고 있었다. 여유로웠던 선두에서 최종전에서 1위를 빼앗길 위험에 처했다.

최근 시들시들한 KIA 타선은 이날 상대 선발 김사율에게 3회까지 무득점으로 묶였다. 김주찬의 본헤드플레이도 나왔다. 4회 선제점도 상대 실책으로 가까스로 얻었다.

이때 안치홍의 한 방이 터졌다. 2사 1루에서 안치홍은 김사율의 시속 141km 직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정을 넘겼다. 지난달 26일 LG전에 이어 4경기 만에 홈런이자 데뷔 첫 20호 홈런이었다.

한국시리즈에서 KIA를 우승으로 인도한 안치홍의 방망이는 다음 타석에도 힘차게 돌았다. 3-2로 쫓겨 가던 6회 2사 1루에서 윤근영의 포크볼을 받아쳐 다시 한번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살얼음판 리드를 달리던 KIA는 이 한 방으로 5-2로 크게 달아났다. 위태위태하던 선발투수 양현종의 시즌 20승 요건에도 여유가 생겼다.

KIA의 5-3 승리. 두산과 승차를 한 경기 차이로 벌려 3일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정상에 오르는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8년 전 KIA를 구했던 아기 호랑이는 훌쩍 자라 2017년 다시 한 번 팀을 구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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