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양상문 단장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LG 양상문 감독이 단장으로 팀에 남는다. 감독으로 재계약에 실패했으나 장기적으로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은 강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임 양상문 단장은 2014년 5월 LG 감독을 맡은 뒤 올 시즌까지 3년 반 동안 팀을 이끌며 두 차례 포스트시즌을 경험했다. 색깔이 확실했다. 야수 쪽에서는 세대 교체를 목표로 과감하게 팀 구성을 바꿨다. 투수 쪽에서는 지난해를 제외하고 3년 동안 팀 평균자책점 3위 안에 들게 했다.

이제는 더 거시적으로 팀을 강하게 만드는 자리를 맡았다. 성적에 집중해야 하는 감독보다 더 리빌딩에 무게를 실어야 하는 자리가 단장이다. 어떻게 보면 양상문 단장이 가장 잘 어울리는 자리일지도 모른다. 양상문 단장은 감독으로 일할 때도 고교야구 현장을 눈으로 확인했다. LG 선수들의 기량, 성격 등에 대해서도 확실히 파악하고 있다. 새 감독, 코칭스태프가 선수단 파악을 하는 데 드는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

양상문 감독 시절 젊은 야수들과 투수들이 팀의 주축이 됐다. 이 과정에서 올해 4번 타자 양석환, 지난해 마무리 투수 임정우처럼 누군가는 너무 많은 짐을 떠안기도 했다. 그러나 양상문 감독은 끈기 있게 기회를 줬다. 올해는 시즌 막바지 2015년 입단 선수인 안익훈과 최민창, 백승현을 꾸준히 경기에 내보내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마운드에서는 김대현의 잠재력을 봤다.

후반기들어 LG는 젊은 선수들의 출전 비중을 더욱 높였다. 포수 유강남은 붙박이였고, 1루수와 3루수를 김재율과 양석환이 나눠 가졌다. 2루수는 강승호가 맡았고, 유격수는 오지환에서 백승현으로 이어졌다. 외야에는 안익훈이 중견수 주전을 잡았다. 좌익수는 이형종과 문선재, 우익수로는 채은성에 이어 최민창이 등장했다. 특히 양석환-유강남-이형종-이천웅-채은성은 2~3년 동안 주전급으로 출전 기회를 늘렸다.

이렇게 LG에는 양상문 단장이 감독 시절 미래의 주축 선수로 점찍은 선수들이 많다. '감독 양상문'의 리빌딩에 대해 팬들의 여론은 갈리지만 단기적인 성과만 가지고 성패를 논할 수 없는 게 리빌딩이다. 이제 LG는 새 사령탑 류중일 감독의 지휘 아래 도약을 준비한다. 양상문 단장이 뿌린 리빌딩의 씨를 류중일 감독이 싹틔우고, 수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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