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태 감독과 헥터 노에시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KIA 타이거즈가 지난 4월 13일부터 173일 동안 세운 공든 탑은 무너지지 않았다.

KIA는 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kt 위즈와 최종전에서 10-2로 이겼다. KIA는 스스로 매직넘버 1을 줄이며 자력 우승에 성공했다.

4월 초 롯데 자이언츠, LG 트윈스와 1위에서 동행하던 KIA는 4월 13일부터 단독 1위로 질주를 시작했다. 이후 9개 구단이 엉켜 순위 싸움을 하는 동안 KIA는 1위를 굳건히 지켰다. NC 다이노스와 LG가 KIA가 세운 1위 벽을 허물기 위해 도전장을 던졌으나 먼저 무너졌다. LG는 5월 중순부터 뒤처지기 중위권으로 내려갔다.

NC는 2위에서 호시탐탐 1위를 넘봤다. 늘 KIA는 위기라는 두 글자를 달고 살았다. NC는 0.5경기 차까지 추격을 했다가 미끄러지기를 반복했다. 그 사이 '우승 후보' 두산 베어스가 올라왔다.

시즌 초 팀 전체가 침체한 분위기에서 7, 8위까지 떨어졌던 두산은 순위표 숫자를 점점 바꾸면서 한 팀씩 밑으로 떨어뜨리기 시작했고 5월 25일 3위에 올라섰다. 3위부터 5위까지 오르내리기를 반복하던 두산은 후반기 뜨거운 페이스로 NC를 추격했다. 두산은 7월 14승 1무 5패 승률 0.737, 8월 19승 1무 7패 승률 0.731로 달렸다. 두산 뜨거운 페이스에 NC는 2위를 내줬다. NC가 못한 것이 아니라 두산 페이스가 '상식 밖' 질주였다. 

두산이 KIA가 서 있는 꼭대기 입구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흔들릴 것 같지 않던 KIA는 8월 승률 0.476을 기록하며 추격을 허용했다. NC가 0.5경기 차로 추격한 것과는 그림이 달랐다. 두산 엔진은 쉬지 않고 돌았다. KIA는 9월 5할 승률을 간신히 유지했다.

지난달 24일. KIA에 악재가 찾아왔다. 광주에서 KIA는 한화에 0-5로 졌다. 두산이 잠실에서 kt 위즈를 6-4로 잡았다. 두 팀은 공동 1위가 됐다. 두산의 끝없는 질주에 KIA는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경기 수는 KIA가 많았고 두산은 무승부가 2개 더 있었다. 어느 팀 유불리를 말하기 어려운 상황까지 갔다.

끝내 KIA는 1위를 지켜냈다. 패배를 모르던 두산이 지난달 27일 kt에 2-3으로 졌다. 10위 팀에 맞은 불의의 일격은 생각보다 컸다. 그 사이 KIA는 LG와 한화 2경기를 모두 잡으며 3연승을 달렸고 두산과 차이를 1.5경기로 벌리며 9월을 마무리했다. 

남은 수원 kt와 3연전. KIA는 2-20으로 져 첫 경기를 내줬다. 반대로 두산은 대전에서 한화에 6-4로 승리했다. 다시 0.5경기 차가 됐다. 공들여 세운 탑은 무너지기 일보직전까지 갔다. KIA는 남은 2경기에서 전승을 거둬야 자력 우승이었다. 

KIA가 1승 1패를 했을 경우 두산이 SK와 최종전을 잡으면 순위가 바뀌며 시즌이 끝나는 상황. KIA가 173일 동안 차지했던 1위를 두산에 내주며 역사에 남을 대역전극 '비극의 주인공'이 될 뻔했다. KIA는 kt를 상대로 2연승 거두며 스스로 이겨냈다.

2016시즌 종료 후부터 최형우 영입, 나지완-양현종 잔류, 팻딘-버나디나과 계약으로 탑 기초를 닦기 시작한 KIA는 2017시즌 '1위' 탑 건설에 부족한 곳을 메우기 위해 트레이드로 김민식-이명기-김세현을 데려와 탄탄한 기초에 잘 짜인 뼈대를 세웠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탑 쌓기는 '동행'이라는 타이틀 아래 차곡차곡 층수를 높여갔다. 미완공 탑 밑동을 치는 거센 추격을 받았지만 끝내 공든 탑은 무너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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