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희관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애매한 총력전이 독이 됐다.

두산 베어스는 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SK 와이번스와 시즌 최종전에서 2-3으로 역전패했다.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가 6이닝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내려간 뒤 경기가 꼬였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총력전을 예고했다. 두산은 일말의 역전 1위 희망이 있었다. 두산이 SK를 이기고, 수원에서 KIA 타이거즈가 kt 위즈에 경기를 내주면 대역전극을 쓸 수 있었다. 김 감독은 "니퍼트와 유희관 둘 다 준비했다. 상황에 따라서 쓸 수 있는 선수는 다 써야 한다. 오늘(3일)은 무조건 이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6회까지 두산의 흐름이었다. 니퍼트는 시작부터 힘 있게 직구를 던지며 SK 타선을 꽁꽁 묶었다. 타선도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3회 박건우의 중견수 앞 적시타와 4회 닉 에반스의 좌월 홈런을 묶어 2-0으로 앞서 나갔다.

문제는 7회였다. 두산은 5회 클리닝타임부터 불펜에서 이영하가 몸을 풀게 했다. 투수 교체가 예상됐지만, 6회 니퍼트가 그대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사이에도 이영하가 몸을 풀다 들어갔고, 함덕주가 나와 몸을 풀었다. 6회말 두산 공격 때 유희관이 불펜에서 몸을 풀기 시작했다. 그리고 7회 유희관이 마운드에 올랐다.

시작이 매끄럽지 못했다. 유희관은 선두 타자 로맥에게 중견수 앞 안타를 맞았다. 유희관은 다음 타자 박정권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흐름을 끊었다. 이때 두산 벤치는 의외의 선택을 했다. 유희관을 내리고 김명신을 올렸다.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고 내려오게 된 유희관과 마운드를 방문한 한용덕 두산 수석 코치는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SK는 바뀐 투수 김명신을 공략해 나갔다. 이어진 1사 1루에서 대타 정의윤에게 우익수 앞 안타를 맞고, 2사 1, 2루에서는 대타 이대수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어 이성우에게 우익수 앞 동점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해 2-2가 됐다. 이어진 2사 2, 3루에서 등판한 이현승마저 노수광에게 우익수 앞 적시타를 맞아 2-3으로 뒤집혔다.

총력전 선언이 무색하게 됐다. 유희관은 200이닝을 어려워졌지만, 이날 1⅔이닝만 던지면 개인 한 시즌 최다 이닝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종전 기록은 2015년 189⅔이닝이었다. 유희관이 ⅓이닝 만에 내려오면서 개인과 팀 모두 이도저도 아닌 결과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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