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 정진기 ⓒ창원,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연타석 홈런을 쳤는데 왜 이기질 못하니". SK 와이번스 외야수 정진기가 잊지 못할 가을 야구의 손맛에도 팀 패배에 웃지 못했다.

SK는 5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포스트시즌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선발투수 메릴 켈리가 2⅓이닝 8실점으로 무너진 끝에 5-10으로 졌다.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한 SK는 2016년에 이어 2번 연속 준플레이오프 앞에서 좌절했다.

SK는 켈리가 1회에만 홈런 2방을 맞고 4실점한 뒤로 계속 경기 흐름을 잡지 못했다. 믿었던 에이스가 흔들린 데다 2회초 김동엽이 자기 파울 타구에 두 번 연속 다리를 맞고 통증을 호소하며 2회말을 앞두고 정진기로 교체되기도 했다.

팀에는 위기였지만 정진기에게는 더 없는 기회였다. 데뷔 후 처음으로 포스트시즌에 출장하게 된 정진기는 첫 타석이었던 2-8로 뒤진 4회 1사 후 맨쉽을 상대로 우월 솔로포를 치며 손맛을 봤다.

정진기는 이어 3-10으로 뒤진 6회 1사 1루에서 이민호를 상대로 다시 우월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팀의 5-10 추격을 이끌었다. 이날 SK는 마운드도 마운드지만 타선이 6안타에 그쳤고 정규 시즌 팀 홈런 1위(234개)의 위용을 과시하지 못했는데 정진기가 고군분투했다.

우투좌타 정진기는 2011년 프로에 데뷔한 뒤 2013년까지 세 시즌 동안 24경기에 나와 홈런 포함 장타가 1개도 없었다. 그러나 공익 근무를 마치고 돌아온 올해는 90경기에 나와 11홈런을 기록하며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정진기는 올 시즌 대타로 많이 나오면서 우투수 상대로 팀에서 요긴하게 쓰였던 요원. 팀은 웃지 못했지만 정진기는 큰 무대에서도 침착하게 눈도장을 찍으며 내년 시즌 외야 한 자리를 향한 꿈을 키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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