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널트 쿠만 감독

[스포티비뉴스=이종현 기자] 에버턴을 이끈 로널트 쿠만 감독이 16개월 만에 경질됐다. 구단은 초반 구단의 분위기가 좋지 못하자 쿠만에 대한 신임을 접었다.

에버턴은 23일(현지 시간) 홈페이지에 "16개월 동안 이끈 쿠만을 경질한다. 그동안 노고에 감사한다"며 쿠만의 경질 사실을 발표했다. 

쿠만의 경질 소식은 놀랍지 않다. 에버턴은 리그 9경기에서 2승 2무 5패에 그쳤다. 1억 5000만 파운드(약 2250억 원)를 투자한 것에 비해선 투자 대비 효율이 좋지 못했다. 

영국 언론 '스카이스포츠'는 쿠만의 경질 사실을 속보로 보도하면서, 그가 에버턴을 떠나겐 된 이유 5가지를 분석, 보도했다. 

◆'주포' 루카쿠의 이탈

가장 표면적인 문제는 지난 시즌 팀의 '주포'였던 로멜루 루카쿠의 이적이다. 루카쿠는 지난 시즌 에버턴 유니폼을 입고 리그에서만 25골을 기록했다. 해리 케인에 이어 최다 득점 2위 기록이다. 

지난 시즌 에버턴은 62골을 기록했는데, 루카쿠가 득점한 25골의 지분은 크다. 루카쿠는 득점뿐만 아니라 6도움으르 올리며 에버턴 공격에 다양한 방식으로 기여했다. 공격 포인트도 포인트지만, 상대 수비를 달고, 버티고, 헤딩으로 내주고, 역습의 기점이 됐다. 공격에 절대적인 역할을 한 루카쿠가 떠났지만 적절한 대체 선수는 영입하지 못했다. 루카쿠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해 9라운드까지 7골을 넣었는데, 에버턴이 9라운드까지 득점한 기록과 같다. 

스카이스포츠는 추가로 "가장 창조적인 미드필더 로스 바클리가 부상으로 이탈한 점, 경험이 많은 가레스 배리가 이적한 것, 대체 선수로 영입한 오마르 니아세의 능력이 부족한 점"이 문제가 됐다고 꼬집었다.

▲ 쿠만과 루카쿠(왼쪽부터)

◆실패한 여름 이적 시장

에버턴은 루카쿠를 맨유로 이적시키면서 1000억이 넘는 이적료를 벌었고, 종잣돈을 풀었다. 1억 5000만 파운드(약 2250억 원)을 투자해 즉시 전력감 선수를 여럿 수급했다. 길피 시구르드손, 웨인 루니, 조던 픽포드, 마이클 킨, 산드로 라미레스가 팀에 합류했지만, 시구르드손과 다비 클라선의 활약이 실망스럽다.

스카이스포츠는 "시구르드손 영입에 너무 많은 금액을 투자한 점, 기존에 좋은 활약을 했던 케빈 미랄라스를 대신해 시구르드손을 무작정 믿은 점, 스쿼드가 불균형 한 점"을 들어 실패한 이적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치명적인 일정

모든 게 도와주지 않았다. 새로운 선수들이 다수 영입된 에버턴은 팀 조직력을 정비할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에버턴의 초반 일정은 치명적이었다. 에버턴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를 병행하면서 리그 9라운드까지 맨체스터 시티, 첼시, 토트넘 홋스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아스널을 만났다. 상대적으로 약팀을 상대했더라면 조직력이 좋지 않더라도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둘 여지가 있었고, 결과를 바탕으로 자신감을 세울 수 있었다. 에버턴은 강팀을 상대로 한 경기에서 1무 4패의 성적과 대패로 결과와 자신감 모두 잃었다.  

▲ 시즌 초반 강팀과 연달아 경기한 에버턴

◆쿠만의 잘못된 선택

스카이스포츠는 쿠만의 선택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의 선택이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게 주요 골자인데, 톰 데이비스의 넘치는 에너지를 적절하게 사용하지 못했고, 도미닉 칼버트-르윈과 니콜라 블라시치의 포메이션 선택에도 의문을 드러냈다. 스카이스포츠는 "쿠만 감독의 잘못된 선발 라인업 구성이 경기를 그르친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 쿠만 감독(왼쪽)

◆자신감 결여

결과적으로 위에서 지적한 4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팀은 자신감이 떨어졌다. 스카이스포츠는 "여름 내내 구단에 큰 변화가 있었지만, 쿠만 감독이 대처하지 못하고 문제를 간과한 점"을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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