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아이파크는 이번 시즌 클래식 승격과 FA컵 우승을 노리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정형근 기자] 2015년 부산 아이파크는 K리그 클래식 11위에 그쳤다. 수원FC와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2패를 기록한 부산은 ‘기업 구단 최초의 강등’이라는 오명을 쓴 채 챌린지로 향했다. K리그 통산 4차례 우승을 차지한 전통의 명문 구단 부산은 1년 만에 승격이 목표였다. 부산은 2016 K리그 챌리지에서 최고 전력을 구축하며 우승 후보로 꼽혔다. 

그러나 챌린지 무대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부산은 전반기에 하위권에 맴돌며 자존심을 구겼다. 전반기에 단 ‘6승’을 거두며 9위까지 쳐졌다. 승격은 물 건너갔다고 생각했을 때 반등의 계기가 마련됐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닐손 주니어를 재영입하며 수비 안정화에 성공했다. 포프와 정석화, 고경민 등도 공격에서 맹활약하며 후반기 13승을 쓸어 담았다. 불가능해 보인 리그 5위에 오르며 가까스로 챌린지 준플레이오프 진출 자격을 획득했다. 

준 PO 상대는 돌풍을 일으킨 강원FC. 무승부를 거두면 탈락하는 상황이지만 부산은 자신만만했다. 부산은 지난 시즌 강원과 상대 전적에서 3승 1무를 기록하며 한 번도 지지 않았다. 후반기 무서운 상승세를 보인 부산은 필승 의지를 보였지만 ‘단판 승부’라는 변수가 발목을 잡았다. 반드시 골을 넣어야 하는 부산은 시간이 지날수록 초조해졌다. 부산 선수들의 조급한 심리를 이용한 강원은 후반 44분 마테우스가 결승 골을 넣으며 1-0으로 승리했다. 

승격에 실패한 부산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고(故) 조진호 감독을 선임하며 재도전에 나섰다. 이정협과 임상협 등 팀의 간판이 잔류했고 K리그 경험이 있는 외국인 선수 루키안을 영입했다. 이정협은 개막 후 7경기 연속 골을 넣으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이정협이 5월 발목 부상을 당한 뒤 주춤하자 대구FC에서 활약한 레오를 영입하며 전력을 강화했다. 

조진호 감독의 지휘 아래 새롭게 태어난 부산은 K리그 클래식 승격과 FA컵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쫓았다. 이정협과 임상협, 고경민, 김문환 등 국내 선수들은 팀의 중심을 잡았다. 수비수 모라이스와 야스다가 부상으로 잦은 결장을 했지만 레오가 공격에 큰 보탬이 되며 막바지에 힘을 냈다. 
▲ FA컵 4강전에서 수원 삼성을 승부차기 끝에 꺾고 결승에 진출한 부산 아이파크. ⓒ연합뉴스

챌린지 2위를 달성한 부산은 18일 홈에서 아산 무궁화-성남FC의 챌린지 준플레이오프 승자와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일전을 펼친다. 부산이 승리한다면 22일과 26일 이틀에 걸쳐 클래식 11위와 승강 PO 경기가 치른다. 

끝이 아니다. FA컵에서 FC 서울, 전남 드래곤즈, 수원 삼성을 차례로 격파한 부산 아이파크는 29일과 12월 3일 울산 현대와 FA컵 결승전을 치른다.

최대 5경기를 더 치러야 하는 부산은 체력 강화에 초점을 맞춰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부산 관계자는 8일 스포티비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평소와 다름없이 훈련하고 있다. 대학팀과 연습경기를 하며 컨디션과 체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단순한 체력 회복이 아니다. 우리는 다른 구단보다 오랫동안 시즌을 치르고 있다. 개막 전 전지훈련처럼 몸을 다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은 이번 시즌 팀 공격을 이끈 레오와 임상협이 부상 회복 중이다. 두 선수 이외에 큰 부상자는 없다. 부산 관계자는 “아직 플레이오프 경기까지는 시간이 남아 있다. 두 선수의 출전 여부를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최대한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경기에 투입할 수 있도록 구단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 아이파크가 클래식 승격과 FA컵 우승을 동시에 차지한다면 ‘명가 재건’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약 10일 동안의 훈련과 준비 과정에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여부가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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