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영욱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파주, 김도곤 기자] 막내에서 맏형이 됐고 포지션 변경도 있었다. 변화 속에 조영욱(18, 고려대)은 한 뼘 더 성장했다.

한국 U-18 대표팀은 8일 파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챔피언십 예선 F조 마지막 경기 말레이시아전에서 3-0으로 승리했다. 4전 전승 조 1위로 본선에 진출했다. 본선은 2018년 10월 인도네시아에서 열린다.

지난 5월 U-20 월드컵 대표팀을 비롯해 연령별 대표에서 줄곧 막내를 한 조영욱이다. 하지만 이번 대표팀은 맏형으로 참여했다. 황태현(18, 중앙대), 엄원상(18, 아주대)과 함께 3명 뿐인 대학생이다.

대표팀에서는 처음 맡는 맏형이지만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조영욱은 "아직은 막내가 더 편하다. 하지만 적응하려고 한다"는 말로 형이 된 소감을 밝혔다.

가장 편한 점은 다름 아닌 빨래다. 조영욱은 "빨래를 동생들이 알아서 해주더라"는 말과 함께 빙긋 웃었다.

단순히 나이만 많은 큰 형이 아니었다. 조영욱은 자신의 경험을 선수들과 공유하며 함께 발전했다. 이번 대표팀에서 2017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을 김정민(18 금호고)과 함께 경험한 유이한 선수다. 조영욱의 경우 매경기 선발로 뛰었다.

조영욱은 "밥 먹을 때 월드컵 이야기를 했다. 대회 기간에 있었던 일, 본선 이야기를 통해 동생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려고 많이 노력했다. U-20 월드컵에 출전했기 때문에 이번 예선에서 더 잘해야하고 선수들을 이끌어야 하다보니 여유보다는 바쁘게 움직였다"고 밝혔다.

막내는 이강인(16, 발렌시아)이다. 얼마 전까지 막내 생활을 한 조영욱은 이번에 막내로 들어온 이강인을 살뜰히 챙겼다. "잘 챙겨줬는데 많이 까불더라"는 농담을 건넬 만큼 친해졌다.

이강인에 대해 "공격적인 성향이 강한데 그래서 좋아한다. 얘기를 나누면서 하면 많은 시너지 효과가 난다. 상대가 예측할 수 없는 패스를 잘한다"며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이번 예선에서 조영욱에게 큰 변화는 맏형이 된 것도 있지만 포지션 변화도 있었다. 소속팀인 고려대에서도 줄곧 최전방 공격수로 뛴 조영욱은 예선에서 측면과 중앙을 오갔다. 대회 전 연습경기에서 만난 조영욱은 이를 두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다. 예선을 마친 조영욱은 "솔직히 원톱보다는 편하지 않다"는 말로 측면에서 뛴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좋은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 이겨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며 성숙된 자세를 보였다.

경기장에서도 성숙해진 조영욱이다. 이날 말레이시아는 상당히 거칠게 경기를 했다. 전반 26분에는 상대 선수가 공과 상관없는 위치에 있던 조영욱을 어깨로 강하게 밀치는 등 한국 선수들을 자극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조영욱은 개의치 않았다. "이기고 있는 상황이었고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상대의 거친 플레이에 반응하면 더욱 그럴 것이라 알고 있기 때문에 반응하지 않고 냉정하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경기장 위에서 맏형이 된 만큼 경기를 뛰는 태도도 한층 더 성장했다.

이래저래 변화가 많았던 조영욱이었다. 하지만 조영욱은 그 변화를 좋은 선수로 성장하는 밑거름으로 받아들였다. 그 결과 이번 예선에서 6골을 넣으며 활약했다. 조영욱은 "무실점 1위를 해 기쁘다. 골도 많이 넣어서 좋은 대회였고 무엇보다 좋은 경험을 쌓은 대회였다"는 말로 이번 예선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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