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WC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10경기) 기준, 콜롬비아는 남미 예선(18경기) 기준

[스포티비뉴스] 축구 중계는 '라이브'가 생명이다. 생방송을 사수하면 '스포일러' 걱정이 없다. 스포티비뉴스는 경기를 미리 보면서 약간의 '스포'를 뿌려 볼 생각이다.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 두 팀, 한국과 콜롬비아가 10일 평가전을 가진다. 평가전 이상의 의미를 지닌 이번 평가전을 'SPO일러'로 전망한다.

*경기 정보: 한국 vs 콜롬비아 친선경기, 수원월드컵경기장, 2017년 11월 10일 밤 8시 킥오프

◆ NOW & AGAINST: 이긴 적이 언제더라…승리가 가물가물하다 '둘 다'

한국: 이보다 안 좋을 순 없다. 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 마지막 2경기를 남기고 출범한 신태용호. 4경기를 치르는 동안 1승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최종 예선 2경기는 2무로 마쳤고,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는 2패라는 초라한 성적을 들고 돌아왔다. 축구 팬들의 실망이 이만저만 아닌 상황. 거스 히딩크 전 감독 이슈도 한바탕 대표 팀을 뒤흔들었다. 이제 소용돌이는 살짝, 아주 살짝 가라앉았다. 스페인의 전성기를 이끈 베테랑 토니 그란데 수석 코치와 하비에르 미냐노 피지컬 코치가 합류하면서 새바람이 불고 있다.

경험 많은 코치가 세심하게 조언을 아끼지 않고 또 신태용 감독이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단다. 선수단도 새롭게 마음을 다잡는 분위기다. 이번엔 정말 정예 멤버다. 1기는 K 리그 위주로 2기는 전원 해외파로 꾸려졌는데, 이번에는 일부 부상 선수를 제외하곤 신 감독 구상 속 모든 선수를 소집했다. 신 감독 말을 빌려 10월이 "반쪽짜리 대표팀"이었다면 11월엔 "최정예"다. 물론 상대는 호락호락하지 않다. '남미 강호' 콜롬비아다. 역대 전적 5전 2승 2무 1패라는 뜻밖의 우위를 보이고 있긴 하나 최근 경기가 2005년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의미를 두긴 어려워 보인다. 가물가물한 승리, 그보다 더 가물가물한 좋았던 경기력. 이번에야 말로 신태용호,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꿔야 할 때다. 기대가 바닥일 때, 지금이 때다.

▲ 새로 합류한 코치, 최정예 멤버. 신태용호 3기가 반등을 노리고 있다. ⓒ연합뉴스

콜롬비아: 10월 발표 FIFA 랭킹 13위. 설명을 이것으로 대신한다. 이게 떨어진 순위다. 한국과 5번 경기해 1번 이긴 데 그친 그때의 콜롬비아와 지금의 콜롬비아는 다르다. 2002년 한일 월드컵부터 내리 3번을 예선에서 탈락했다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8강 신화를 썼던 그 콜롬비아를 떠올리면 얼추 들어맞는다. 당시 부상으로 라다멜 팔카오가 빠져 '어쩌나' 싶었는데 신성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나타나 '득점왕'을 차지했고 그는 2017년에도 여전히 건재하다.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은 힘겹게 확정 지었다. 브라질, 우루과이, 아르헨티나에 이은 4위 통과다. 코파아메리카 2연속 우승에 빛나는 칠레가 6위로 탈락했다. 4위, 절대 낮은 순위가 아니다. 최근 흐름은 좀처럼 승리가 잡히지 않는 모양새. 남미 예선 막판 4경기에서 3무 1패로 주춤했다. 하지만 남미의 흥은 주춤하는 법이 없다. 머나먼 한국 땅에서도 라틴 음악과 함께 흥을 발산하는 콜롬비아 선수단이다. 지옥 같은 남미 예선을 통과한 뒤 첫 평가전. 홀가분한 마음에 밝은 표정, "안녕하세요!"도 잘하는 이들. 그라운드에서는 꽤 무섭게 돌변한다. 주의 요망.

◆ MANAGER TALK : 콜롬비아 "즐기면서~" VS 한국 "전력 앞선 상대, 맞서겠다!"

콜롬비아: 2012년 1월부터 콜롬비아를 지휘하고 있는 호세 페케르만 감독.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에 나선 그는 편안해 보였다. 오래 팀을 맡아 온 만큼 뿌리가 깊은 인물이다. 페케르만은 훈련 강도는 높지 않게, 현지 적응에 초점을 맞췄고 상대를 꼼꼼히 분석하기 보다 콜롬비아 자체에 집중했다. 이번 한국전이 콜롬비아에 갖는 의미는 '아시아 팀 전력 탐색'. 그는 "본선 강도로 나서겠다"면서도 "최대한 즐기겠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공존이 가능하다면 가장 무서운 말이다.

"손흥민은 유럽에서 활약하는 선수 가운데 가장 잘 알려져 있다. 토트넘의 중요한 선수다.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뛰는 구자철도 알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 뛰는 선수(황희찬)도 안다. 콜롬비아 선수도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기 때문에 광저우 에버그란데에서 뛰는 선수(김영권)도 알고 있다. 황희찬이 이번 소집 명단에 없다는 건 잘 알지 못했다. … 한국 분석은 어려움이 없었다. 최대한 즐기면서 할 것이다.경기는 본선에서 치를 강도와 최상의 전술로 나설 예정이다."

▲ 페케르만 콜롬비아 감독(왼쪽)과 신태용 한국 감독 ⓒ연합뉴스

한국: 마음고생을 한 신태용 감독은 이번 소집 기간 마음을 다잡은 듯했다. 부쩍 편해진 얼굴로 "선수들 마음가짐이 잘돼 있다. 소집할 때부터 눈동자가 살아 있다고 느꼈다"면서 희망을 노래했다. 객관적 전력 열세는 인정. 그는 결과에 대한 단언보다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연달아 했다. 다만 한없이 웅크리지는 않을 것이라 했다. 또다시 거론한 '실험'. 신 감독은 "쉬운 실점은 또다시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집 이후 선수들 행동이나 플레이를 보면서 '아, 이제는 팀이 만들어지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믿는 구석이 생기면서 마음에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상대는 강팀이다. 기본적으론 조심스러운 운용을 해야 할 것이다. 공격할 때는 공격하고 하면서 강팀인 콜롬비아와 부딪혀 보려고 생각한다. 수비와 중원 간격 유지에 중점으로 뒀다. 우리보다 한 단계 높은 선수들이라는 건 분명하다. 한 발 더 뛰면서 협력 수비해야 한다."

◆ KEY POINT : '순둥이는 가라' 한국이 보여 줄 거라는 거친 축구 그리고 SON 활용법

냉정하게 보자면 월드컵 본선에 오른 팀 가운데 한국이 쉽게 볼 상대는 그 어디에도 없다. 조 추첨에서 4번 포트가 확실하기 때문에 유럽·남미 강호들과 조별 리그부터 맞붙을 것이 자명하다. 일단은 견디는 게 우선. 한국이 객관적 전력에서 우위에 있는 팀들과 겨뤄 어떤 '내용'을 보일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다.

콜롬비아는 스타플레이어들이 즐비하다. '간판' 하메스 로드리게스부터 후안 콰드라도, 카를로스 바카, 에드윈 카르도나까지 공격쪽만 해도 벌써 세 손가락이 넘어간다. 모두 다른 의미로 막기 어려운 선수들이니 한국은 평가전 상대를 제대로 만났다. 하메스는 공격형 미드필더가 갖춰야 할 요소들을 고루 장착한 세계 정상급 선수. 왼발은 이미 소문이 자자하게 났다. '설마 저기서 들어갈까'하고 손 놓고 있다간 '중거리 원더 골'을 얻어맞기 십상이다. 여기에 콰드라도는 측면에서 속도를 더한다. 그는 혼자서라도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유형의 선수라 끝까지 눈을 떼서는 안된다. 그 반대쪽 측면에는 카르도나가 버티고 있다. 또 전방에는 어떻게든 욱여넣는 바카까지 있다.

▲ 하메스(왼쪽)와 카르도나, 콜롬비아 공격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들이다. 한국은 이들을 막을 수 있을까.

살짝 노출한 신태용호의 해법은 #거친 축구 #투지다. "너무 순하게 축구를 한다"는 스페인 코치들 말이 선수단에 뭔가 화두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선수단은 보다 적극적으로 뛰겠다는 생각이다. 비단 수비수들에게만 해당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전방부터 적극적으로 압박과 협력 수비에 나설 전망이다.

이때 손흥민이 맡을 임무도 놓쳐서는 안된다. 그동안 '손흥민 활용법'을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았던 대표 팀이 이번엔 제대로 된 비책을 들고 나올지 관심이 모인다. 일단 "측면보다 중앙 쪽에서 뛰게 할 생각"이라고 밝힌 만큼 'SON 톱'이 유력하다. 최선은 당연. 이제는 고개를 끄덕일 만한 경기력을 보여야 한다. 툴툴대도 한국 팬들은 아직 완전히 등을 돌리지 않았다. 수만의 팬이 수원에 집결한다. '불금' 저녁, 비 예보가 있는데도! 

글=조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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