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정운 안양 4대 감독 ⓒFC안양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2012년 창단해 2013시즌 K리그챌린지 출범 시즌에 참가한 FC안양은 2018시즌을 위해 제4대 감독으로 고정운(51) SPOTV 해설위원을 선임했다.

임은주 안양 단장은 “안양 축구도 국가 대표급, 월드컵을 경험했던 큰 인물이 지도자로 오기를 고대했다”며 반겼다. 

안양은 창단 당시 실업축구 고양KB국민은행 선수단을 흡수했다. 이우형 감독이 초대 감독을 맡아 세 시즌 동안 팀을 이끌었다. 2015시즌 도중 성적 부진으로 이우형 감독이 사임한 뒤로는 이영민 수석코치가 대행으로 시작해 2016시즌 정식 감독으로 승격됐다. 2017시즌에는 안양공고 감독으로 오랜 시간 안양 지역 축구를 위해 일한 김종필 감독이 일했다.

2017시즌은 창단 후 다섯 번째 해다. 안양은 2013, 2014시즌에 5위의 성적을 냈으나 이후 2015시즌 6위, 2017시즌 9위, 2017시즌 7위를 기록했다. 한번도 승격을 위한 플레이오프 진입을 이루지 못했다. 성적도 내지 못하고 화제도 되지 못했다. 이 흐름을 깨기 위한 결정이 고정운 감독 선임이다.

‘적토마’라는 별명과 함께 힘있는 측면 돌파와 크로스로 1990년대 축구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고정운 감독은 선문대 감독, 전남드래곤즈 코치, FC서울 코치, 성남FC 유소년 코치, 풍생고 감독 등을 거쳐 프로 첫 감독 지휘봉을 안양에서 잡게 됐다. 지난 3년간 고정운 감독은 호남대 교수이자 SPOTV 해설위원으로 활동해왔다.

9일 안양 감독으로 부임이 공식 발표된 뒤 고 감독은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현장에 가서 있고 싶은 생각도 있었고, 또 해설이나 강의를 하면서 준비도 나름대로 했다”며 제안을 받았을 때 “고민 없이 결정했다”고 했다.

“물론 현장에서 지도는 안 했지만 사이드에서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매력적인 팀이라고 생각했다.”

고 감독은 SPOTV에서 해설위원으로 일하며 K리그를 가까이서 많이, 자주 접해온 경험이 빠른 감독직 적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거의 3년 동안 150-200경기 넘게 해설을 한 것 같다. 상당히 유익한 시간이었다. 해설을 하면서 굉장히 다른 경험을 했다. 축구 공부를 더 많이 했다. 어떻게 보면 현장에 있을 때보다도 유익한 시간이 됐다고 생각한다. 우리 축구 선수들, 지도자들도 조금 더 해설 쪽에 신경쓰고 참여하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 90분 동안 내가 얘기를 해야 하기에 현대 축구에 대한 전술 파악이 안 되면 이야기를 할 수 없다. 그런 부분 공부가 많이 됐다.”

고 감독은 ‘재미없다’는 평가를 받아온 K리그를 해설자로 지켜보며 본인이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나도 경기를 해설하면서 지루한 적도 상당히 많았다. 재미난 경기도 있었는데, 결국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축구는 수비보다 공격이다. 물론 토너먼트 경기에서 수비 축구를 하면 성적을 낼 수 있지만 1년간 리그 경기는 공격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적을 못 낸다. 수비보다 공격으로 이기는 축구로 안양 시민들에게 어필하고 싶다.”

고 감독은 K리그 챌린지의 경우 팀간 전력 차이, 선수간 실력 차이가 크지 않다고 했다. 안양은 고 감독과 함께 외국인 선수 진영을 새로 짜고, 국내 선수 구성에도 대대적인 변화를 줄 계획이다.

“챌린지 경기를 보면 한국 선수는 그렇게 크게 많이 차이가 안 난다. 1부리그는 팀간 차이가 많은데, 챌린지는 그렇지 않다. 우리가 용병에 조금 신경을 써서 선수 구성을 하면 4강 플레이오프도 충분히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존 선수들 상당수가 계약이 끝나 나가고 있고, 한국 선수도 새로 구성하는 상황이 될 것 같다. 선수 구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새 술을 새 부대에. 고 감독은 자신이 원하는 유형의 선수들로 자신이 그리는 축구를 구상한다. 현역 시절 자신이 했던 플레이가 지도자로도 지향점이다. 힘있는 측면 공격으로 승부를 내겠다는 생각이다.

“현대 축구는 측면 공간이 줄어들었다. 측면에서 어떻게 빌드업하느냐가 숙제다. 전술적으로 풀어가면 될 것이다. 조직이 굉장히 중요하다. 조직이 갖춰지면 빠른 축구, 또 굉장히 콤팩트한 축구를 할 수 있다. 측면에 대한 부분을 신경쓸 것이다.”

고 감독은 프로무대에서는 초보 감독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다. 성적으로 지도력을 증명하겠다고 했다. 결국 프로는 결과로 말한다. 

“내년이 6년 차인데 한번도 플레이오프는 못 갔으니 4강까지는 올려 놓고 싶은 생각이 있다. 우리가 성적이 나고 이기는 축구를 하면 팬들도 부드러워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프로는 이겨야 한다. 성적을 내야 한다. 내가 와서 할 부분은 그런 점에서 팬들에게 어필하는 것이다. 그러면 안양 시민과 서포터가 함께 FC안양을 응원하는 문화가 자리잡을 것이다.”

고 감독은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를 하기 직전까지 구단 사무실에서 새 시즌 준비를 위한 미팅을 하고 있었다. 부임 당일이다. 공식 계약과 함께 업무에 돌입했다. “업무는 오늘, 지금 바로 시작했다. 사무실이다. 선수 구성도 그렇고 시간이 없다. 늦었다. 사실 이미 끝나야 할 시점이다. 전지훈련 장소도 그렇고 바쁘다” 고 감독은 빠듯한 시즌 준비를 즐겁게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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