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콜롬비아 진영에서 경기를 주도한 한국, 돌파하는 권창훈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신태용호가 확 달라졌다. 최정예 멤버를 소집했다고 자신한 11월 A매치 첫 경기에서 남미의 강호 콜롬비아를 2-1로 꺾었다. 월드컵 본선에서 만날 수 있는 팀을 상대로 전술과 투지를 보였다. 

신문선축구연구소를 운영 중인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이날 대한민국 축구 국가 대표 팀의 달라진 경기력을 기록으로 분석했다. 객관적 지표로 확인한 사실 중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상대 지역 볼 터치 숫자가 늘어난 것이다.

변화의 기점은 좌우 풀백이다. 신 교수는 “좌우 풀백의 안정이 돋보였다. 좌우 풀백으로 나선 김진수와 최철순은 먼저 수비적으로 안정을 꾀하면서도 공격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였다. 또한, 수세 시에는 재빨리 내려와 안정적으로 수비했다”고 했다.

“지난 모로코 전에서 왼쪽 풀백으로 기용되었던 임창우는 총 56회의 볼 터치 중, 우리 진영에서 24회(42.8%), 상대 진영에서 28회(57.2%)를 기록하며 수비보다는 공격에 더 가담하였고, 결과적으로 상대 공격수에게 뒷 공간을 많이 내어주었다.”



“하지만 이번 경기의 왼쪽 풀백 김진수는 총 47회의 볼 터치 중, 우리 진영에서 30회(63.8%), 상대 진영에서 17회(36.2%)로 공격보다는 수비에 더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공격에도 적극 가담하여, 상대 진영에서는 손흥민과의 원투 패스, 크로스, 번뜩이는 슈팅 등으로 상대를 여러 차례 아찔하게 만들었다.”

“오른쪽 풀백 최철순도 총 38회의 볼터치 중, 우리진영에서 27회(71%)를 기록하며, 전체적으로 수비 안정에 기여하는 등 좌우 풀백의 안정은 달라진 수비의 한 축이었다.”

손흥민을 투톱으로 배치하면서 바뀐 기록도 공격 지역에서의 볼 터치다. 

“손흥민 중앙 배치의 효과는 먼저 볼터치 횟수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경기에서 투톱은 전반 44회, 후반 26회 등 총 70회의 볼 터치 횟수를 보였으며, 이중 75%(53회)가 상대진영에서 이루어졌다. 이는 공격 작업이 활발하게 이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전반전동안 손흥민의 공격파트너로 나섰던 이근호는 과감한 측면 돌파와 공간 침투를 통해, 콜롬비아 수비수들을 끊임없이 괴롭히며, 위협적인 장면을 보여줬다. 손흥민과 이근호는 전반동안 총 44회의 볼터치를 기록하였는데, 상대진영에서 34회를 기록하였다. 후반의 파트너 이정협은 후반 콜롬비아의 공세로 전반전보다는 많은 볼터치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투지 넘치는 전방압박을 보여주는 등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손흥민을 투톱 자리에 배치한 또 하나의 효과는 슈팅 시도 방향이 다양해진 것이다. 측면에 배치됐을 때는 왼쪽에 치우쳐 패턴이 단순했다.

“콜롬비아 전에서 손흥민을 중앙 공격수에 위치시킴으로서 나타난 효과는 슈팅시도의 방향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전 경기들은 손흥민이 주로 뛰던 왼쪽에 치우쳐있던 슈팅시도 방향이 이번 콜롬비아 전에서는 좌, 우, 중앙 할 것 없이 고르게 밸런스가 나타났다.”



공수 양면에 걸쳐 대표 팀은 콜롬비아보다 효과적인 경기를 했다. 상대 슈팅은 평균 보다 줄이고, 우리의 기회는 늘었다.

"대표팀은 14회의 슈팅을 기록하여, 콜롬비아의 6회에 비해 2배가 넘는 슈팅을 시도하였으며, 6회를 유효슈팅으로 연결하는 등 정확도도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미드필더로 나선 권창훈과 이재성은 수비에 적극가담하면서도 빠른 스피드와 연계플레이를 이용하여 공격 작업의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다. 권창훈은 4회 슈팅을 시도, 그 중 2회의 유효슈팅을 기록하는 등 날카로운 공격을 보여주었다."

"대표팀은 38회의 공격을 시도하여 15.79%의 공격효율성을 보였으며, 콜롬비아야는 32회의 공격을 시도하여 6.25%를 기록하였다. 수비의 안정화와 함께 전반적으로 대한민국이 콜롬비아보다 좀 더 질 높은 공격을 이끌어나갔다는 증거이다."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 변화는 수비 조직력이었다. 대표팀은 수세 시 공의 좌우 움직임에 따라 수비의 3선 라인을 빠르게 정비하며, 콜롬비아 공격진의 중앙 침투를 끈질기게 방해하는 등 전체적인 밸런스를 경기 내내 유지하였다. 콜롬비아는 올해 월드컵 지역예선 6경기에서 평균 11.3개(유효슈팅 6.3회)를 기록하며, 공격력뿐만 아니라 정확도도 훌륭한 팀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단 6회(유효슈팅 2회)만의 슈팅만을 허용하며 콜롬비아 공격에 대해 효과적인 수비를 펼쳤다. 과거 수비 밸런스가 맞지 않아 상대 공격수에게 여러 차례 돌파와 뒷 공간을 허용하던 모습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신 교수는 "의미 있는 ‘첫 승’을 축하하며, 대한민국 대표팀의 건승을 기원한다"며 분석을 마쳤다. 오랜만에 한국 축구의 신명나는 승리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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