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돔 첫 훈련에 나선 한국 선수들 ⓒ 도쿄(일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도쿄(일본), 김민경 기자] "탕~. 탕~."

한국의 배팅 연습 시간. 선수들이 치는 공 하나하나가 도쿄돔을 꽉 채우는 소리를 내며 뻗어 나갔다. 타구음도 이 정도인데 관중들의 응원 소리는 선수들에게 어느 정도 크게 들릴까. 한국은 16일 최다 관중 55,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도쿄돔에서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일본과 예선 라운드 첫 경기를 치른다.

대회 개막 하루 전인 15일. 한국 선수단은 도쿄돔에서 적응 훈련을 했다. 고척돔에서 충분한 훈련을 마치고 일본으로 건너 갔지만, 관중석 규모가 눈에 띄게 차이가 났다. 선수들은 "그라운드는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거 같은데, 관중석이 많긴 많다"고 입을 모았다. 고척돔 수용 인원은 17,000명이다. 고척돔을 홈구장으로 쓰는 이정후(19, 넥센 히어로즈)는 내야와 외야가 갈리는 코너까지 꽉 채워 설치된 관중석을 가리키며 "고척돔은 저기까지 자리가 없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대회 운영위 확인 결과 한일전은 15일 3시 기준으로 2만 석이 조금 넘게 예매됐다. 수용 인원의 절반 정도가 모였지만, 2만 명의 응원 열기를 무시하기 어렵다. 이종열 한국 전력분석팀장은 "구장 구조상 관중들의 응원 소리가 선수들에게 정말 크게 들린다"며 선수들이 일본의 응원 분위기에 흔들리지 않길 바랐다.

선수들은 덤덤했다. 주장 구자욱(24, 삼성 라이온즈)은 "관중들이 들어오면 모르겠지만, 생각했던 그대로"라고 이야기했고, 포수 한승택(23, KIA 타이거즈)은 "생각한 것보다는 덜 웅장하다"고 했다. 한일전 선발투수로 나서는 장현식(22, NC 다이노스)은 "응원 소리가 커도 상관 없다. 일본말은 어차피 못 알아듣지 않나"라고 말하며 웃었다.

▲ 구장 설명을 듣는 한국 선수들 ⓒ 도쿄(일본), 곽혜미 기자
훈련 하는 동안 구장 구조물을 꼼꼼히 살폈다. 천장은 수비에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선 감독은 "오랜만에 오니까 천장이 새카맣게 때가 탔다"며 수비할 때 타구가 안 보일 걱정은 없다고 했다. 

야수들은 그라운드에서 공이 더 빠르게 튄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승택은 "땅이 고척돔과 조금 다르다. 외야에서 던지는 것과 내야 펑고가 차이는 있는데, 외야에서 공을 던지면 더 빨리 온다. 고척돔은 바운드가 튀면서 낮게 온다면 여기는 튀고 나서 높게 빨리 온다"고 설명했다.

펜스도 차이가 있었다. 이정후는 "펜스가 높고 오래된 구장인 느낌이 난다. 펜스는 한국이 훨씬 낫다. (도쿄돔은) 펜스가 푹신푹신하지 않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도쿄돔을 처음 경험한다. 선 감독은 고척돔에서 훈련할 수 있는 환경에 감사하면서도 선수들이 구장 규모에 놀라진 않을까 걱정했다. 또 긴장해서 자기 플레이를 하지 못하는 상황을 가장 우려했다. 선수들은 오히려 담담했다. 선수들은 "떨리지 않는다" "이기고 싶다"고 입을 모으며 한일전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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