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원 ⓒ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이강원(27, KB손해보험)이 혼자가 아닌 함께하는 배구를 알아가고 있다. 

이강원은 2012~2013시즌 1라운드 1순위로 뽑힌 기대주였다. 그러나 늘 외국인 선수와 자리 경쟁을 해야 했고, 레프트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코트에 나서는 시간보다 웜업존을 지키는 시간이 더 길었다. 

올 시즌은 당당히 주전 라이트 공격수 자리를 꿰찼다. 외국인 선수로 레프트 알렉스 페레이라가 들어오면서 자연히 라이트 공격수로 뛸 기회가 생겼다.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은 이강원을 선택했고, 이강원은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부지런히 뛰었다. 

어렵게 기회를 잡은 만큼 부담의 무게도 컸다. 권 감독은 이강원을 볼 때마다 '혼자 배구한다'고 지적했다. 이강원은 "처음에는 이해를 못했다. 지금도 이해를 완전히 다했다고 하긴 어렵지만, 몸이 익숙해진 거 같다. 감독님께서 일부러 주입식으로 말씀을 많이 하신다"고 털어놨다. 

혼자하는 배구는 뭘까. 이강원은 "찬스에서 내 앞에 선수가 떨어지는 공을 못 잡았을 때 그러면 내 공이 되는 건데. 보고도 못 치는 그런 상황을 말씀하시는 거 같다. 내가 잘 건져주면 팀에 도움이 되니까"라고 설명했다.

권 감독은 이강원과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대화를 선택했다. 이강원은 "사소한 것들까지 다 이야기해 주신다. '너 요즘 왜 그렇게 뛰노?' 이렇게 말을 툭 던지시기도 한다. 내가 다른 선수들보다 부족하다. 다른 선수들과 같이 맞출 수 있게 요구 사항들을 많이 말씀하신다"고 했다. 

권 감독은 "우리 팀에서 (이)강원이가 마음고생이 가장 많다"며 고충을 이해했다. 이어 "강원이랑 이야기를 많이 해도 본인이 못 느끼면 변하지 않는다. 가끔씩 이야기한다고 하는데(웃음), 강원이가 조금 더 책임감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강원은 "감독님께서 마음고생한다는 걸 알아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이어 "시즌 전부터 라이트를 책임질 수 있게 맡겨주신 것부터 감사하다. 믿음이 안 갔으면 못했을 텐데, 믿어주셨다. 감사한 게 정말 많아서 어떻게 다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서 더 열심히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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