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비 포티스(왼쪽)와 니콜라 미로티치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참 신기한 일이다. 시카고 불스의 '원투펀치' 니콜라 미로티치와 바비 포티스는 여전히 말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두 선수의 호흡은 찰떡궁합이다.

시카고는 시즌 전 암담한 2017-18시즌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미 버틀러, 드웨인 웨이드, 라존 론도 모두 팀을 떠나 리빌딩에 돌입했기 때문. 또한 미로티치와 포티스가 팀 훈련 도중 주먹 싸움을 벌이면서 분위기까지 처졌다. 미로티치는 포티스 주먹에 맞아 안면 부상과 뇌진탕 증세를 호소했고, 포티스는 구단 징계를 받았다. 코트 안팎에서 어수선했다.

미로티치는 오랜 기간 재활 끝에 12월 9일(이하 한국 시간) 복귀했다. 이때부터 시카고의 기세가 불을 뿜고 있다. 미로티치가 복귀한 9일 이후 시카고의 승률은 리그 2위(76.9%, 10승 3패). 동부 콘퍼런스 15위에 처졌던 시카고가 단숨에 11위로 올라섰다. 어느 때보다 뛰어난 기세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미로티치는 포티스와 싸운 이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다가 포티스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코트를 누비고 있다. 그렇다면 요즘은 어떨까. 미로티치는 31일 '마르카'와 인터뷰에서 "그와 여전히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 그 역시 나한테 말을 안 한다. 코트 위에서만 말하고, 꼭 필요한 말만 한다"라고 말했다. 코트 위에서 농구를 위한 대화만 할 뿐 이외의 말은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말은 안 하지만 궁합은 누구보다 뛰어나다. 싸운 사이가 맞을까 싶을 정도로 생산성이 좋다. 미로티치와 포티스가 이번 시즌 함께 뛴 180분 동안 공수 효율성 마진이 19.7점이다. 100분 이상 뛴 두 선수의 조합을 따져봤을 때 미로티치와 포티스의 생산성이 팀 내 최고다. 두 선수 모두 내외곽을 오가는 슈팅 능력과 골 밑에서 터프한 경기력을 이어간 덕분이다.

특히 미로티치의 활약이 돋보인다. 그는 이번 시즌 평균 25.7분을 뛰면서 18.3점 7.1리바운드 1.5어시스트 FG 50.6% 3P 47.0%를 기록 중이다. 벤치에서 출전해 누구보다 뛰어난 생산성을 올리고 있다.

그는 이번 시즌을 어느 때보다 혹독하게 준비했다고 밝혔다. "국가대표팀 출전도 포기하고 여름 내내 주전 라인업에 들기 위해 노력했다. 어느 때보다 준비가 잘 됐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시즌 초반 코트에 나서지 못하고 자리를 잃어가는 게 정말 힘들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이를 이겨냈다"라며 많은 노력을 쏟았다고 밝혔다.

많은 이들은 미로티치와 포티스 중 한 명이 팀을 떠날 것으로 보였다. 함께 섞이지 못하는 두 선수가 같이 있는 게 도움 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선수는 의외의 찰떡궁합 활약으로 코트를 누비고 있다. 과연 두 선수와 시카고의 이번 시즌 마무리는 어떻게 될까. 원투펀치로 리그를 뜨겁게 만든 두 선수가 팀 내 원투펀치로서 승승장구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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