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니 이런 식으로 하면 너무 힘들잖아." 과르디올라 감독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선수들이 아주 지쳐가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번 말했듯 우리는 경기에 지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게 그 이유입니다. 네 개 대회를 치르며 3일마다 계속 이길 순 없습니다."

맨체스터시티의 사령탑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은 31일 크리스탈팰리스와 비긴 뒤 체력 부담을 호소했다.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은 '박싱데이' 동안 짧게는 3,4일 간격으로 경기를 이어 간다. 운이 나쁜 경우엔 2일 만에 경기를 치를 때도 있다. 당연히 선수들의 체력은 저하되고 강팀들에게 '이변'이 발생하는 시기기도 하다.

팬들에겐 즐거운 시기다. 다른 리그들이 휴식을 취하면서 재정비를 할 때 프리미어리그는 쉼없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장의 감독들의 목소리는 하나 같다. "일정에 문제가 있다." 하루이틀의 문제가 아니지만 프리미어리그는 여전히 '전통'을 고수하면서 혹독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일단은 선수들의 체력 부담이 부담이 크다. 시즌이 한창인 12월 말부터 1월까지 워낙 빡빡한 일정을 치르면서 체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갓 반환점을 돈 상태에서 선수들은 기진맥진할 수밖에 없다. 결국 남은 시즌 운영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부상 위험도도 높아진다. 피로도는 곧 부상과 직결된다. 회복 기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경기의 중요도와 강도는 떨어지지 않는데 체력이 떨어지니 무리한 움직임이 나올 수밖에 없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22라운드 왓포드전을 치른 뒤 "크리스마스 시즌에 9경기를 치렀다. 일반적인 일은 아니다. 규칙은 규칙이니 받아들이기로 했다"면서도 "누군가는 '선수들이 누군지 중요하지 않다, 경기는 계속되야 한다고' 말하겠지만, 결국 (혹독한) 일정이 선수들을 죽일 것"이라고 역설했다. 모든 팀이 같은 조건이니 맨시티에게만 불리한 조건은 아니지만, 판 전체가 잘못 구성됐다는 뜻이다.

또 다른 이유는 경기의 질 저하다. 90분간 선수들은 일반적으로 10km 이상을 달려야 한다. 스프린트와 조깅을 반복하고, 잦은 방향 전환과 점프 등 축구는 많은 체력을 소비할 수밖에 없다. 기술을 발휘하려고 해도 체력은 필수다.

크리스 휴턴 브라이턴앤호브앨비온 감독은 "크리스마스 기간 9일 동안 4경기를 치른다. 한 경기 정도를 줄여야 할지도 모른다. 짧은 기간 동안에 경기를 펼치면 축구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면서 우려를 나타냈다. 체력 저하 속에 경기 내용도 떨어진다는 뜻이다.

위르겐 클롭 감독도 22라운드 번리전을 2-1 힘겨운 승리로 장식했다. 그는 "두 팀에게 가장 어려웠던 상황은 48시간 전에 경기를 치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체력 회복 시간이 부족해 평소보다 못한 경기력을 냈다고 설명했다. 빡빡한 일정이 정말 경기 내용의 저하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이었다. 클롭 감독은 "우리는 지난 48시간 동안 2경기를 준비해야 했고 체력적으로 선수들은 아주 힘들었다. 이런 상황은 익숙한 일이 아니다. 경기 뒤 두 번째 날은 대부분의 팀들에게 휴식일이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100%로, 상대는 번리였다. 이런 상황은 좋지 않다"면서 축구 선수들에게 일반적인 일이 아니라고 밝혔다.

매년 반복되는 지적이다. 하지만 반복된다고 선수들의 체력 부담이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올해도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은 혹독한 박싱데이를 넘고 있다. 역설적으로 박싱데이를 잘 넘어야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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