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도로공사 선수들 ⓒ KOVO 제공

[스포티비뉴스=장충, 조영준 기자] "이겨서 천만다행입니다. 되는 것이 없었는데 그래도 이겨서 다행이네요."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고전한 경기였지만 승자가 됐다. 올 시즌 '가장 잘 나가는 팀' 도로공사는 고비처에서 이기는 법을 알고 있었다. 반면 최하위 GS칼텍스는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쳤다. 시즌 반환점을 돈 상태에서 벤치 멤버가 풍부한 팀은 여유가 있었다. 이와 비교해 주전 선수들이 부상으로 팀에서 이탈한 팀은 조급했다. GS칼텍스는 외국인 선수 듀크가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도로공사는 특정 선수를 막지 못했지만 4명의 서누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마지막 5세트를 점령했다.

▲ 속공 시도하는 배유나 ⓒ KOVO 제공

주전 선수를 받쳐주는 풍부한 벤치 멤버의 차이

도로공사의 장점은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의 조화다. 세터 이효희의 노련한 경기 운영은 도로공사를 시즌 내내 바로 잡아주고 있다. 미들 블로커 정대영은 꾸준하게 중앙을 사수하고 있고 리베로 임명옥의 숨은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9일 열린 GS칼텍스와 경기에서 팀의 해결사인 이바나와 박정아는 잠시 흔들렸다. 특히 박정아는 1, 2세트에서 불안했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우리 팀은 선수 구성이 좋지만 약점이 있다. 보완하려고 준비를 했지만 이번 경기에서는 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서브 리시브가 안 됐을 때 이바나와 박정아가 해줘야 한다. 박정아가 전반기와 비교해 떨어진다. 4세트부터 좋아졌지만 앞으로 더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정아는 이 경기에서 19점에 32.65%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했다. 올 시즌 슬로스타터 경향을 보이는 그는 4세트부터 진가를 발휘했다. 팀의 기둥인 이바나는 35득점을 올렸고 공격성공률은 42.42%를 기록했다. 두 선수는 4세트와 마지막 5세트에서 해결사 소임을 다했지만 경기 초반에 흔들렸다.

도로공사는 주공격수가 잠시 흔들려도 고비처를 이겨낼 방법이 있었다. 이날 경기에서 이바나와 박정아 외에 정대영(13점)과 배유나(10점)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든든한 미들 블로커가 버티고 있는 점이 도로공사의 장점이다. 여기에 박정아가 흔들릴 때 유서연과 전새얀 그리고 하혜진이 코트에 나섰다.

백업 멤버가 풍부한 도로공사는 잠시 흔들리는 주전 공격수에게 한숨을 돌릴 기회를 줬다. 이와 비교해 GS칼텍스는 벤치 멤버에서 여유가 없다. 표승주는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구원 투수로 나선 김진희는 이 경기에서 9득점에 41.17%를 기록했다. 김진희는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지만 표승주와 이소영이 빠진 빈자리는 컸다.

이날 경기에서 GS칼텍스의 외국인 선수 듀크는 45점에 공격성공률 47.12%를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듀크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GS칼텍스는 선수 기용의 폭이 넓었던 도로공사에 무릎을 꿇었다.

▲ GS칼텍스의 김진희(오른쪽) ⓒ KOVO 제공

이기는 법을 아는 팀과 연패에 빠진 팀

차상현 감독은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지만 연패에 빠져 자칫 자신감을 잃을지 걱정된다"고 밝혔다. GS칼텍스는 4라운드에서만 4연패에 빠졌다. 듀크의 활약을 앞세운 GS칼텍스는 4세트에서 경기를 끝낼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뒷심 싸움에서 도로공사에 밀리며 역전패했다.

4세트 듀스 상황에서 GS칼텍스는 듀크의 공격에 의존했다. 반면 도로공사의 세터 이효희는 정대영과 배유나를 활용한 허를 찌르는 속공도 시도했다. 공격 선택 폭이 넓은 도로공사는 접전을 펼치는 상황에서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반면 듀크와 강소휘에게 의존하는 GS칼텍스는 잡을 수 있었던 4세트를 놓쳤다.

차 감독은 "기회가 왔을 때 연패에서 탈출해야 한다. 체력적으로 힘들었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했다. 승운이 우리 쪽으로 따라주지 않았는데 이틀 정도 휴식을 한 뒤 다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GS칼텍스는 최하위에서 탈출할 기회를 놓치며 7승 12패 승점 18점으로 여전히 6위에 그쳤다. 반면 도로공사는 13승 5패 승점 38점으로 선두를 지켰다. 장기 레이스에서 선수 자원이 풍부한 팀과 그렇지 못한 팀의 한계점이 이 경기에서 드러났다. 또한 접전의 상황에서 미들 블로커에게 볼으 올려줄 수 있는 여유도 두 팀의 차이점이었다.

김종민 감독은 "아직도 시즌이 많이 남았다. 벤치 멤버들을 충분히 활용해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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