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버풀은 강했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리버풀과 위르겐 클롭 감독이 맨체스터시티의 거침 없던 행보에 태클을 걸었다. "아스널은 마치 오케스트라와 같다. 난 헤비메탈을 더 좋아한다"던 클롭 감독은 그의 스타일대로 정신없이 압박하고 공격해 승리를 따냈다. 핵심은 전방 압박과 직선적 공격 그리고 재압박이었다.

리버풀은 15일 2017-18시즌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에서 맨시티를 4-3으로 제압했다. 경기 통계부터 리버풀이 좋은 경기를 펼쳤음을 증명한다. 이번 경기 리버풀의 점유율은 36%. 대신에 리버풀이 훨씬 효율적이었다. 16개 슛 가운데 7개 유효 슈팅을 기록해 맨시티(슛 11개, 유효 슈팅 4개)에 앞섰다. 득점 찬스를 더 많이 만들었다는 뜻이다.


"(공격 축구) 이외에 맨시티를 꺾을 방법은 없습니다. 복권 당첨 수준의 일이 벌어지거나 서로 태클을 하거나 우리 페널티박스 안에서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길 기다려야 하죠. 용기를 내야하고 축구를 해야 합니다. 후반전 압박은 다른 행성의 것이었습니다. 정말 훌륭했습니다." - 위르겐 클롭 감독

리버풀의 공격적인 경기 운영 방식이 적중했다. 두 팀 모두 전방 압박을 중요한 전술적 핵심으로 삼고 있다. 하지만 '디테일'은 다르다. 맨시티가 '역습 차단 수단'으로 전방 압박을 한다면, 리버풀은 공격 전개를 방해하고 전방에서 공을 빼앗아 역습하는 것이 목표다. 공을 상대 골문 근처에서 빼앗으면, 더 빠르게 상대 골문까지 도달할 수 있다. 공격을 굳이 뒤에서부터 시작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다. 두 번째 골로 시작된 마법 같았던 8분이 대표적 장면이다.(영상 03:14~04:34)

'재압박' 역시 중요한 요소다. 리버풀의 공격은 속도감 있고 과감하지만 섬세하진 않다. 공간을 적극적으로 다투면서 움직여 역동적이고 힘이 넘친다. 전방 압박으로 소유권을 되찾으면, 지체하지 않고 직선적으로 상대 골문을 향해 움직인다. 공격 전개가 항상 매끄럽지 않아 종종 수비에 막혀 공격이 멈출 때도 있다. 하지만 리버풀의 공격은 멈추지 않는다. 뒤이어 오는 선수들이 공을 다투면서 다시 전진한다. 팀 전체가 계속 앞으로 전진한다. 이른바 세컨드볼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재압박에서 전반 9분 리버풀의 첫 번째 골(영상 00:03~00:43)이 나왔다.

재압박의 장점은 수비를 펼치던 팀이 무게중심을 앞으로 옮길 때의 약점을 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좋은 수비력을 갖춰도 공격을 할 땐 틈이 벌어진다. 리버풀의 과감한 전방 압박과 역습, 그리고 재압박은 맨시티 수비가 앞으로 나서는 순간의 허점을 노려 득점에 성공했다.

수비하고 또 수비해도 전진하는 리버풀에 맨시티도 당황했다. 특히 두 번째 실점이 결정적이었다. 이후 맨시티 수비가 허둥거렸다.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 역시 "1-1에서 경기는 우리가 통제했다. 하지만 마무리가 좋지 않았고, 갑자기 1-4까지 됐다. 골을 허용했을 때 평정심을 유지해야 하는데, 우리는 충분히 단단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이어 "환상적인 팀에 패했다"며 리버풀을 칭찬했다.

맨시티 역시 찬사를 받을 자격이 있었다. 리버풀의 장점이 돋보인 것은 '훌륭한 상대' 맨시티가 있었기 때문이다. 맨시티는 리버풀의 전방 압박에도 불구하고 경기 방식을 바꾸지 않았다. 많은 중하위권 팀들이 그렇듯 리버풀이 전방 압박을 할 땐, 긴 패스로 단순하게 리버풀 수비 뒤를 노리는 것이 좋은 대응 방식이다. 압박하는 리버풀을 뒤로 밀어낼 수 있고, 잘 맞아떨어진다면 역습도 전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맨시티는 자신들의 축구를 고수했다. 리버풀이 장점을 발휘할 수 있도록, 물러서지 않고 정면에서 맞받아쳤다. 맨시티는 명승부에 훌륭한 조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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