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라이온즈 파크에 설치된 트랙맨 시스템. ⓒ삼성 라이온즈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 삼성 라이온즈가 국내 프로야구 구단 중 최초로 첨단 데이터 시스템을 장착한다.

삼성은 1일 "KBO 구단 최초로 트랙맨(TrackMan) 시스템을 정식 도입했다. 트랙맨 측과 계약을 맺고 2018년 시즌부터 빅데이터를 다양한 분야에 접목해 활용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트랙맨은 투구의 분당 회전수, 익스텐션, 수직 및 수평 변화량 등의 다양한 정보를 산출한다. 타격시 타구 속도와 발사 각도를 비롯한 상세한 타구 관련 자료도 얻을 수 있다.

보다 자세히 들어가 보자. 과연 삼성은 트랙맨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1군 선수에 대한 평가는 너무도 당연한 것이기에 생략하고….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는 매우 고전적이고 단순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외국인 선수의 클래식 스탯(승.패, 평균 자책점 등)을 확인하고 에이전트가 제공한 경기 영상을 분석한다. 당연히 영상 속엔 가장 좋았을 때의 그림이 담겨져 있다. 안 좋을 땐 어떻게 무너지는지 알 수가 없었다.

가장 선진적인 방법이 현지에 스카우트를 파견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한계가 있었다. 체크할 수 있는 경기가 한정돼 있었기 때문이다. 시즌 전체의 페이스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하지만 트랙맨 데이터는 이런 단점을 보완해 줄 수 있다. 시즌 내내 스카우트 대상 선수가 어떤 릴리스 포인트와 익스텐션(투구 때 발판에서 공을 끌고 나와 던지는 손끝까지 거리), 볼의 회전수를 기록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좋았을 때와 안 좋았을 때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더라도 좋은 익스텐션과 릴리스 포인트 회전수 등을 유지했다면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1년의 데이터를 모두 수집할 수 있다는 점이다. 숫자를 통해 선수가 갖고 있는 포텐셜과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다.

트랙맨 시스템은 일본에도 설치돼 있기 때문에 일본에서 뛰는 외국인 투수들에 대한 정보도 같은 수준으로 얻을 수 있다.

2군 선수에 대한 평가를 개량화할 수 있다는 점도 매우 중요한 포인트다.

1군과 2군은 선수들의 수준 차이가 크다. 2군 4할 타자도 1군에 오면 맥을 추지 못하는 경우를 적지않게 목격할 수 있었다. "2군 기록 믿지 말라"는 말은 팬들 사이에서도 정설로 통할 정도다.

하지만 트랙맨 데이터는 다르다. 2군 선수의 기량에 대해 절대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익스텐션이 길어지고 좋은 릴리스 포인트와 회전수를 기록하고 있다면 1군 콜업을 모색해 볼 수 있다. 단순히 2군 타자들을 잘 잡아낸 것이 아니라 좋았을 때의 매커니즘을 보여주고 있다면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평가를 내릴 수 있다.

타자도 마찬가지다. 발사각과 타구 스피드로 선수들을 평가할 수 있다. 수준이 떨어지는 2군 투수에게 몇 개의 안타를 쳤는가보다 타구를 멀리 보낼 수 있는 매커니즘을 보여주고 있는지가 평가 대상이 된다.

2군 선수들은 성적에 따른 업 다운이 심하다. 좋은 기록을 냈는데도 1군에 못 올라가면 실망을 하게 되고 성적이 나쁘면 동기 부여를 얻지 못한다. 하지만 이제 삼성 선수들은 그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이상적인 매커니즘을 갖고 있음을 증명해 보인다면 1군에 오를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삼성은 이제 숫자에 담긴 또다른 의미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주먹구구식 선수 평가에서 벗어나 숫자가 보여주는 선수의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첨단 시스템으로 무장한 삼성이 얼마나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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