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루지 국가 대표 터커 웨스트(왼쪽)와 아버지 브렛 웨스트.

[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내 아들의 팬이 된 이유를 설명하시오."

미국 루지 국가 대표 터커 웨스트의 아버지 브렛 웨스트는 최근 그가 관리하는 아들의 팬 페이지에 이벤트를 열었다. 아들을 응원한 티셔츠 1,250장을 직접 제작해 아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남겨 주는 팬들에게 선물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최고의 메시지는 터커가 유니언 대학교(Union College) 재학 시절 그에게 요리를 했던 셰프가 보낸 말. 그는 "그는 우리에게 특별해지기 위해 무언가를 하지 않았지만, 존재 자체가 특별했다"며 "단순히 올림픽 선수가 아니라 신사를 키웠다. 감사하고 축하한다. 가자 터커!(Go Tucker)"라고 응원했다.

브렛은 아들 터커의 페이스북 페이지인 '팀 터커'를 4년 전에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그는 '루지', '루지 아빠'라는 계정명을 쓰며 트위터 팬 페이지에선 '터커의 아빠(Tucker's Dad)'라는 이름을 사용한다.

2014년 터커가 미국 루지 국가 대표로 소치 올림픽에 출전했을 때에도 티셔츠 750장을 만들어 팬들에게 뿌렸다.

브렛은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이 열린 2002년 7살이던 터커와 함께 루지를 보고 집 뒷마당에 700피트짜리 루지 트랙을 만들었다. 자동 결빙 시스템과 조명, 스피커까지 있는 남부럽지 않은 시설이었다. 물론 안전성을 시험하기 위해 이베이에서 볼링공을 주문해 시범 운행을 했다.

터커는 뒷마당에서 아버지와 함께 루지를 타며 루지 선수로 꿈을 키웠다. 주요 루지 청소년 대회를 휩쓸면서 이름을 알렸고, 18세이던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에 역대 최연소 미국 루지 국가 대표 선수로 뽑혔다.

▲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 미국 루지 최연소 국가 대표 선수로 출전한 터커 웨스트는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 기대주로 꼽힌다.

브렛은 터커의 평창올림픽 출전이 확정된 뒤 지난 6월 팀 USA와 인터뷰에서 "내 아들을 위해 루지 트랙을 만든 미친 계획이 내 아들을 올림픽에 출전하게 만들었다. 난 단지 아들과 즐겁게 놀고 싶었던 아빠였을 뿐이다. (루지 트랙을 만들지 않았다면) 터커의 삶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궁금하다. 루지는 우리 가족과 터커에게 환상적인 기회를 가져왔다"라고 떠올렸다.

터커는 "아버지는 내 루지 훈련의 일부"라며 "국가 대표 팀에 합류하고 지난 수년간은 (아버지가 아닌) 코치들과 훈련했다. 그러나 여전히 아버지는 날 보고 싶어 한다. 괜찮다. 난 아버지가 나에게 신경을 쓰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터커에게 브렛은 위트 있는 아버지. 브렛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때엔 미국 NBC 방송국 프로그램 'Today'와 인터뷰에서 그의 아들이 부끄러움이 많고 여자 친구가 없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소녀 팬들에게 어필했고, 페이스북 팬 페이지로 가입을 유도했다. 터커는 "당황스러웠지만 재미있었다. 역시 우리 아빠"라고 웃었다.

미국은 아직 동계올림픽 루지 종목에서 금메달이 없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과 2002년 솔트레이크 동계올림픽에서 은메달이 최고 성적. 터커는 지난해 12월 루지 월드컵에서 1997년 이후 20년 만에 미국에 우승컵을 안기면서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 기대감을 키웠다. 브렛은 "내 아들이 첫 번째 미국 루지 금메달리스트가 되는 장면을 보고 싶다. 세계가 알고 봤으면 좋겠다. 지금도 난 내 아들이 자랑스럽다. 그리고 훌륭한 아들"이라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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