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건우.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두산 박건우는 최근 3년간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다. 지난 2년간은 규정 타석까지 확실히 채운 튼실한 3할이었다. 특히 지난해엔 무려 3할6푼6리라는 고타율로 타율 부문 2위(1위 KIA 김선빈 .370)까지 올랐다. 이미 충분히 좋은 타자라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그러나 우린 어쩌면 아직 박건우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앳된 외모 뒤에 감춰진 빼어난 실력을 다 파악하지 못했던 것은 아닌지 되물을 수 밖에 없다. 그는 지난 해 골든글러브 외야수 부문 투표에서 5위를 차지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왜 5위를 '그쳤다'라고 표현해야 하는지는 박건우 스스로가 증명하고 있다. 그의 세부 데이터를 들여다보면 박건우가 얼마나 좋은 선수인지를 정확히 알 수 있다.

우선 박건우는 못 치는 공이 없는 선수다. 타구-투구 추적 시스템인 트랙맨 데이터가 쫓은 박건우는 모든 구종에서 3할 이상의 타율을 보였다. 패스트볼은 타율이 무려 4할5푼2리나 됐다.

많은 타자들이 곤란을 겪는 스플리터도 3할 이상(.357)을 쳐냈고 투수들이 땅볼 치라고 던지는  싱커는 3할8푼5리, 컷 패스트볼은 3할6푼4리로 무력화 시켰다.

박건우는 매우 이상적인 발사각도를 갖고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힘 좋은 메이저리거들의 인플레이 타구 평균 발사각은 12.54도 정도를 이룬다. 박건우는 이에 근접한 12.20도를 기록했다.

뜬공 타구의 발사각은 배럴 타구(안타 확률 50% 이상의 각도와 스피드)에 해당하는 26.12도를 기록했다. 거포형 선수는 아니지만 언제든 장거리포를 칠 수 있는 이상적인 발사각을 가진 선수가 바로 박건우다.

특히 140km 이상 155km이하의 빠른 공의 대처 발사각이 모두 12도를 넘어섰다. 힘과 힘의 승부에서 밀리는 타자가 아니라는 뜻이다.

박건우는 힘이 세 보이지 않는다. 엄청난 웨이트 트레이닝등으로 벌크업을 한 몸매도 아니다.

하지만 그의 타구 스피드는 매우 인상적이다. 박건우의 평균 타구 속도는 146.15km나 됐다. 박건우 보다 훨씬 거포형 이미지가 강한 나성범이 142.86km를 기록했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건우의 타격 기술이 일정 수준 이상에 이미 올라 있음을 뜻한다.

장타에 근접할 수록 그의 발사각과 타구 속도는 이상적인 곳으로 향한다. 홈런 타구 평균 발사각은 25.72도, 타구 스피드는 무려 162.45km를 기록했다.

또 박건우는 거의 모든 구종과 거의 모든 구속 구간대에서 140km 이상의 타구 속도를 보였다. 최정과 같은 거포형 선수가 아닌 경우에선 매우 찾기 힘든 유형의 타자다.

박건우는 아직 '최고'라는 이미지를 갖지는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타격 기술은 이미 '최고'를 향해 가고 있다. 그는 우리가 생각하는 박건우 보다 훨씬 강한 선수다. 트랙맨이 추적한 세부 데이터는 그런 박건우를 우리에게 제대로 알려주는 제대로 된 길라잡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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