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은 10일(한국 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18시즌 프리미어리그 27라운드에서 아스널을 1-0으로로 꺾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출전권이 걸린 4위가 걸린 맞대결이었다. 승리가 절실한 5위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선택한 전술적 핵심은 손흥민이었다. 최전방에 해리 케인을 두고, 손흥민은 크리스티안 에릭센, 델레 알리와 함께 공격 2선을 이뤘다. 손흥민은 전반 초반 사이드라인을 밟다시피 하면서 넓게 벌려서고 엑토르 베예린을 상대로 적극적인 1대1 돌파를 시도했다. 토트넘 선수들은 손흥민을 믿고 도우러 가지 않았다. 마치 농구의 아이솔레이션 전술과 같았다.
목적은 확실했다. 중앙에 공간을 더 확보하겠다는 뜻이다. 원정 팀 아스널은 수비 라인을 두 줄로 굳히고 역습을 노렸다. 중앙의 케인이 패스조차 받기 어려울 정도로 수비 간격이 좁았다. 손흥민이 측면에서 베예린을 압도할 수 있다면 아스널의 수비 형태를 깨뜨릴 수도 있었다. 에릭센과 알리도 훌륭한 공격 선수들이지만, 폭발적인 스피드나 저돌적인 돌파가 장점은 아니다. 손흥민이라서 가능한 전술적 임무였다. 전반 18분엔 측면에서 과감한 슛도 시도했다.
에릭센은 기본적으로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였지만 중앙으로 자주 움직였다. 키어런 트리피어가 대신 공격적으로 전진했다. 비대칭적인 전술로 아스널의 골문을 노렸다.
손흥민이 혼자서 공격에 활로를 열면서 수비적으로도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왼쪽 수비수 벤 데이비스는 무리하게 공격에 가담하는 대신 뒤를 지켰다. 미드필더들도 마찬가지였다. 홈팀으로서 적극적인 경기 운영을 하면서도 역습에 대비하는 것은 필수. 측면에서 혼자 수비진을 흔들 수 있는 손흥민이 있기에 가능한 선택이었다.
후반 들어 손흥민에 더해 벤 데이비스가 공격에 가담하면서 왼쪽 측면이 힘을 내기 시작했다. 후반 4분 토트넘이 왼쪽 측면 공격으로 먼저 균형을 깨뜨렸다. 데이비스의 크로스를 케인이 껑충 뛰어올라 헤딩으로 아스널 골문 구석을 찔렀다. 손흥민이 왼쪽 측면에 위치해 베예린을 끌고 있었다. 포체티노 감독의 후반 초반 적극적인 전술 운용이 적중하는 장면이었다.
선제골을 터뜨리자 아스널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손흥민도 측면에서 데이비스의 도움을 받으면서 조금 더 활기를 띄었다. 손흥민의 후반 11분 무스타피의 다리 사이로 공을 빼면서 돌파하는 장면은 개인 돌파 능력이 빛난 '백미'였다.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얻은 프리킥을 에릭센이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연결했지만 또 체흐의 방어에 막혔다.
후반 25분엔 알리의 정확한 패스를 받아 기회를 잡았지만, 크게 넘어가면서 얼굴을 감싸쥐었다.
손흥민은 득점이 무산된 직후 에리크 라멜라와 교체돼 경기장을 떠났다. 팽팽한 경기에서 공격 포인트가 없었던 것이 옥에 티. 손흥민은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전술적 임무를 수행하면서 제 몫을 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