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운찬 KBO 총재(왼쪽)와 이야기 나눈 허구연 고문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허구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정운찬 KBO 총재 고문으로 위촉되며 KBO와의 연을 이어간다.

KBO는 지난 9일 허구연 위원과 김인식 전 감독을 총재 고문으로 위촉했다. KBO는 "김인식, 허구연 총재 고문은 KBO 리그의 오랜 현장 경험과 연륜을 바탕으로 향후 KBO가 현안을 해결하고 정책을 추진하는 데 발전적인 방향을 제시하는 조언자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위촉 이유를 밝혔다.

두 고문은 비야구인인 정 총재가 실정을 풀어가는 데 있어 야구계 내부의 사정을 파악하기 위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야구계의 거목들이다. 특히 허 고문은 2009년부터 맡았던 야구발전실행위원장 자리를 지난해 말 내려놓자마자 다시 KBO의 부름을 받고 총재를 보필하게 됐다.

허 고문은 11일 스포티비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9년간 야구발전실행위원장을 맡으면서 정말 많은 곳을 돌아다녔다. 이제 접고 좀 쉬려고 했다. 그런데 정 총재가 고문으로 위촉을 했다. 비상근직이라더라도 앞으로 좋은 일을 많이 해야 하니 옆에서 도와드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허 고문은 처음 야구발전실행위원장을 맡은 뒤 3년 반 동안 15만 km를 달린 자신의 차를 폐차했다. 허 고문은 "프로야구를 원년부터 지켜보면서 많은 문제점을 느꼈다. 전국 방방곡곡을 뛰어다니며 야구장을 늘리고 9구단, 10구단을 창단하기 위해 많은 기업을 만났다. KBO 돈을 받아가면서 다니면 눈치 볼 일이 많을테니 월급 없이 소신껏 뛰어다녔다"고 밝혔다. 허 고문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일구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 일구대상을 수상한 허구연 KBO 총재 고문

그토록 많이 뛰어다닌 이유는 바로 인프라다. 허 고문은 "사람들은 내가 돔만 이야기하는 줄 알지만 사회인, 아마 야구를 위해서는 일반 야구장이 더 많이 필요하다. 선수들이 줄어들수록 몸값이 올라간다. 거품을 줄이려면 야구하는 인구가 많아야 하는데 야구는 축구와 다르게 구장이 있어야 즐길 수 있는 특수성이 있다. 내가 인프라를 계속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게 체육은 항상 지역 예산 편성에 있어 뒤로 밀린다. 그래서 내가 계속 나서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 스포츠 산업화 정착이 있다. 허 고문은 "취임하기 전부터 정 총재에게 산업화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앞으로 더 많은 야구장을 만들고 프로야구를 더 발전시키려면 수익 구조가 탄탄해야 한다. 정 총재는 비야구인이지만 이야기를 경청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그러니 좋은 성과도 많이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허 고문은 KBO 직책, 해설위원으로 바쁜 와중에도 틈을 내 재능 기부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대학 동아리 야구, 에티오피아 여자 야구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 허 고문은 "앞으로 야구계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저변 확대에 힘써야 한다. 그러려면 나부터 실천하는 게 맞다. 야구발전실행위원장도 봉사였지만 고문직 역시 앞으로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많이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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