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평창특별취재팀 김건일 기자] 아이스하키에서 골리의 비중은 60% 이상. 주전 골리가 나오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1군, 1.5군, 2군 전력으로 나뉠 정도다.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 팀은 B조 최약체로 꼽혔다. 한국의 세계 랭킹은 25위. 스위스(6위), 스웨덴(5위), 일본(9위)와 비교해 객관적인 전력이 크게 떨어졌다. 게다가 올림픽을 앞두고 북한과 단일팀 결성으로 조직력이 떨어졌다.

그러나 새라 머리 대표 팀 감독을 비롯한 한국 선수단은 자신만만했다. 그들이 공통적으로 꺼낸 이름은 주전 골리 신소정. 신소정은 세계 무대에서 뛰는 몇 안 되는 아시아 선수다. 2016~2017 시즌에 미국 여자 프로 리그 뉴욕 리베터스의 골문을 지켰다. 중학교 때 대표 팀에 선발돼 올해로 16년째 태극 마크를 달고 있다. 2014년 세계선수권대회 등에서 한국 골문을 든든하게 걸어 잠궜다. B조 다른 팀들의 유일한 경계 대상이었다.

지난 10일 한국은 스위스와 조별 리그에서 0-8로 졌다. 실력 차이를 뼈저리게 절감했다. 스위스가 일방적으로 공격했다. 1분에 한 번 꼴로 슈팅이 날아왔다. 신소정은 쉴 틈이 없었다. 몸을 날리고,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러나 그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일어나 방어 태세를 갖췄다. 3일 뒤 스웨덴에 0-8로 졌다.

신소정이 두 경기에서 막은 유효 슈팅은 무려 102개. 그럼에도 신소정은 고개를 숙였다. "내가 더 잘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14일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 2경기를 완주한 신소정은 많이 지쳐 있었다. 그러나 그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일본 선수들의 퍽을 육탄 방어했다. 1피리어드 초반에 2점을 내준 신소정은 더 큰 목소리로 수비 라인을 지휘했다.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1라운드에 유효 슈팅 11개를 막은 신소정은 2피리어드엔 13개를 전부 막았다. 3라운드 엠티넷으로 빠지기 전까지 위협적인 슈팅 14개를 막아 냈다.

신소정은 한일전을 앞두고 "2경기 연속 좋지 않은 결과를 보여 드려 죄송하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한일전에서도 한국은 첫 승에 실패했다. 1-4 패배. 그는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도 더욱 최선을 다했다. 그는 마지막까지 월드 클래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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